2차전지 달고 브로커리지 수익 날았다

지난해 증시 부진 딛고 투자 열풍

상위 20개사 중 12개사 성장세

2차전지 투자 열풍이 증권사들의 실적에도 기여했다. 작년말 13조원까지 줄었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20조원을 넘어서면서 상반기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을 끌어올렸다. 증권가는 이같은 열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4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수탁수수료 수익은 2조807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2조7580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1분기 17조5000억원, 2분기 21조2000억원으로 2021년말 수준을 회복했다. 4월 주가폭락 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기도 했으나 2차전지, 초전도체 등 테마주 장세가 증시에 열기를 불어넣었다. 고객예탁금 잔액도 작년말 46조4000억원에서 2분기말 51조8000억원으로 11.6% 늘었다.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수탁수수료로 3382억원을 벌어들이며 선두를 유지했다. 코스닥(1115억원), 국내파생상품(256억원), 해외파생상품(674억원) 시장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2884억원으로 2위를 지켰다. 코스피(1008억원)와 코스닥(1003억원)에서 1000억원 넘게 벌었다. 해외주식 중개로 733억원을 벌어들이며 경쟁사를 모두 제쳤다.

삼성증권은 작년 상반기보다 11.3% 증가한 2642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978억원, 코스닥 938억원, 외화증권수탁 636억원 등 고른 수익을 냈다.

KB증권은 2577억원의 수탁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코스피시장에서는 가장 많은 1087억원을 벌어들였다. 코스닥 1091억원, 외화증권수탁 281억원 순이었다.

NH투자증권(2391억원)과 신한투자증권(1975억원), 한국투자증권(1860억원)도 수탁수수료 수익이 1년 전보다 늘었다.

대신증권(1181억원)과 유안타증권(950억원), 하나증권(863억원) 역시 성장세를 보이며 10위권에 자리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업계의 평가손실 및 충당금 악재보다 브로커리지 실적 개선에 주목했다. 거래대금 성장에 힘입어 연간 수탁수수료 수익도 전년 대비 37% 증가한 6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테마주 관련 가격 및 거래량 변동성이 확대됐고 코스피 대비 코스닥시장 거래대금 비중이 높아진 상황을 감안할 때 거래대금 조정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수치인 21조원 이상을 유지하며 양호할 전망"이라고 봤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이 위탁매매 수수료인데, 증시 활황에 힘입어 거래대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실적 회복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의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