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이상 남성 3명 중 1명 이상 HPV에 감염
HPV유형 중 최소 12가지 자궁경부암 등 암 유발
◆…세계보건기구 사진=로이터통신
전 세계 남성 3명 중 1명 이상이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됐으며 감염자 5명 중 1명은 고위험 HPV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세계적인 의학저널 '랜싯'에 실린 남성 HPV 감염률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스페인 카탈루냐 종양연구소와 WHO 연구팀은 1995년 1월 1일부터 2022년 6월 1일까지 35개국 15세 이상 남녀 4만4769명을 대상으로 HPV 감염 현황을 연구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5세 이상 남성 3명 중 1명 이상이 HPV에 감염돼 있으며 100가지가 넘는 HPV 가운데 고위험 또는 발암 가능성이 있는 HPV에 감염된 남성은 5명 중 1명꼴인 것으로 조사됐다.
HPV는 주로 성접촉을 통해 전염되며 감염돼도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HPV 감염은 보통 6개월에서 2년 내에 자연 치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HPV유형 중 최소 12가지는 자궁경부암 등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여성 자궁경부암 가운데 70%는 HPV의 종류인 HPV 16형과 HPV 18형에 의해 유발된다. 남성의 경우 HPV 16형(5%)과 HPV 6형(4%)에 의해 항문암, 편도암, 인두암 등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HPV 유병률은 25~29세 사이에 정점을 찍은 후 평준화되거나 약간 감소했다.
이런 감염 빈도에도 불구하고 HPV 백신이 여성들에게는 보급률이 높은 반면 남성들은 적극적이지 않아 보건 정책의 걸림돌이 된다고 WHO는 지적했다.
WHO는 "전 세계에서 매년 34만명 이상의 여성이 HPV와 관련된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며 남성의 경우 2018년 기준으로 HPV로 인한 암 발병 사례가 6만9400여건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각국은 HPV 감염을 막고 관련 질병의 발병률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남성을 동참시킬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