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INST 공급망 다변화 위해 생산기지 이전 추진
◆…중국 장쑤성 롄윈강의 한 항구에서 희토류 원소를 운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최근 중국이 희토류 광물에 대한 생산과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국내·외 자석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베트남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성림첨단산업(SGI)과 중국 바오터우인스트마그네틱(INST)이 베트남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SGI는 2025년까지 연간 5000톤의 네오디뮴 자석을 생산할 예정으로 베트남 공장에 80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기차 200만대분 물량이다. SGI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중 무역마찰이 고조되면서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생산기지 이전을 추진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SGI는 대부분의 희토류를 중국에서 공급하지만 베트남과 호주에서도 대체 공급원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츨 공급업체 INST는 이르면 다음 달 베트남 북부에서 공장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공급망을 다각화해달라는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라 베트남으로 진출하게 됐다"며 투자 배경에 대해 22일 전했다.
앞서 지난 6월 호주 전략물자 ASM과 블랙스톤 미네랄 등 2곳도 베트남 희토류 JSC와 희토류 채굴 및 생산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희토류 원소로 만들어지는 자석은 전기차와 풍력발전용 터빈, 무기, 스마트폰 제조에 필수적이다. 중국은 자석과 자석 제조에 쓰이는 희토류 원소부문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보고서에 인용된 아다마스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자석가운데 중국이 생산한 자석이 전체 92%를 차지한 반면 베트남의 생산량은 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토류 생산시장 내에서의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은 중국에 대적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베트남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채굴은 중국, 미국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어서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평가다. 또한 저렴한 노동력과 다수의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해 시장 접근성도 유리하다.
베트남의 한 컨설턴트는 "업스트림(생산 단계)부터 다운스트림(공급·판매 단계)까지 한 국가내에서 희토류자석 공급망을 모두 갖출 수 있는 국가는 중국외엔 베트남이 유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베트남의 희토류 생산량은 2021년 400톤에서 지난해 4300톤으로 급증해 세계 5위 생산국에 올랐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2030년까지 희토류 원석 채굴량을 연간 200만톤 규모로 확대하고 이후 3~4개 희토류 광산을 추가로 개발해 연간 생산량을 2050년까진 211만톤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2030년까지 연간 2만~6만t의 희토류 산화물(REO) 생산을 목표로 희토류 채굴시설에 대한 투자도 추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