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법인세 전년比 60%↓…이마트 ‘적자전환’ 세수에 타격

전년도 상반기 4907억원, 올 상반기 1962억원으로 감소
지난해 상반기 1위(2876억원)였던 이마트가 올해는 ‘제로’
과세표준 전 구간 법인세율 1% 인하 영향도 커

조세일보가 포스코인터내셔널, 이마트, GS리테일 등 국내 매출액 상위 10대 유통기업이 8월 공시한 반기 사업보고서(별도 기준)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이 산출한 올해 상반기 법인세 산출액은 합계 1962억원으로 2022년 상반기 4907억원과 비교해 2945억원(▼60%) 감소했다.

상위 10대 기업 중 9개 기업의 법인세 비용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 상반기 법인세 비용이 증가한 기업은 포스코인터내셔널 한 곳 뿐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 상반기 1174억원의 법인세 비용을 공시해 지난해 774억원에 비해 51% 증가했다. 이어 2위로는 BGF리테일로 올 상반기 237억원을 신고해 10대 기업 중 2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 257억원보다 20억원 적은 금액을 산출했다.

이어 GS리테일(214억), 현대코퍼레이션(117억), 롯데쇼핑(96억), GS글로벌(83억), SK네트웍스(33억), 아이마켓코리아(8억) 순으로 법인세 비용을 계상했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법인세 마이너스 36억원을 산출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더 늘어난 마이너스 111억원을 산출해 법인세를 납부하지 못하게 되었다. 가전제품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롯데하이마트는 소비심리 위축, 가전제품 매입 채널 다변화에 따른 매출 부진 영향인 것으로 보여진다.

이마트는 올 상반기 적자로 돌아서며 상반기 법인세를 산출할 수 없게 됐다. 이마트의 지난해 상반기 법인세는 2876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법인세를 계상하지 못할 처지가 되었다.

2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지난해 2분기 이마트 영업손실은 191억원이었으나 올 2분기에는 이보다 큰 258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이에 더해 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이 늘어나며 법인세차감전순손실이 955억원까지 확대되며 법인세 비용을 산출하지 못한 주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던 이마트가 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급증과 고물가에 따른 소비 부진, 쿠팡을 비롯한 플랫폼 기업의 약진에 따른 상대적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보여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매출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은 14조85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조4944억원에 비해 3조6396억원 감소해 10대 기업 전체 매출 감소의 90%를 차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철강 및 철강원료, 식량, 친환경소재, 이차전지소재 등 글로벌사업 부문과 가스전 탐사 및 저장·운송 등 에너지사업 부문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글로벌사업 부문의 수출 부진이 매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올 상반기 매출이 크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인세 산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나며 유통업계 상반기 법인세 비용 1위 기업이 되었다. 올 상반기 법인세 비용은 117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774억원에 비해 51%나 증가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원가 절감(감소)이 영업이익 증대로 이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51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55억원보다 2307억원(80.8%) 증간한 것이 법인세 1위 기업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반면, 편의점 'GS25' 등 소매유통업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의 올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5조2998억으로 지난해 동기 5조975억원에 비해 5.1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올 상반기 1202억원으로 지난해 1010억원에 비해 19% 증가했다. 하지만 금융비용이 증가하며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 1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1589억원에 비해 30%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법인세 산출액도 지난해 393억원에 비해 214억원으로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현대코퍼레이션(4500억원￪), BGF리테일(4000억원￪)은 전년 상반기 대비 매출이 증가한 반면, GS글로벌(5000억원↓)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 1조482억원으로 전년 동기 7281억원 대비 3201억원(44%￪)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법인세 산출금액이 감소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법인세차감전순이익 줄어든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들 기업 중 법인세가 가장 크게 감소한 기업은 이마트다. 이마트의 올 상반기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1299억원에 비해 1조1201억원이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 법인세 산출액이 2876억원으로 1위였으나 올 상반기에는 법인세 비용을 산출하지 못해 10대 유통기업의 법인세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올해 법인세율이 2022년에 비해 과세표준 전 구간에 걸쳐 1%씩 인하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법인세율 인하 영향으로 법인세 유효세율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대 기업의 올 상반기 법인세 평균 유효세율은 18%로 지난해 같은 기간 유효세율 23% 대비 5%P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