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누워있다가 버스에 깔려 사망
◆…[사진=DB]
술에 취해 경찰의 도움을 받던 20대 남성이 경찰차가 떠나자 도로에 누워있다가 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4일 경기 오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오전 2시께 오산시 원동의 한 식당에서 "손님이 술에 많이 취해 집에 가지 않는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와 인근 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은 현장에 출동해 일행 없이 혼자 술에 취해 잠들어 있던 A 씨를 발견하고 혈압을 체크하는 등 상태를 살폈다.
그러던 와중 A 씨가 정신을 차렸고 경찰은 A 씨를 순찰차에 태운 뒤 거주지를 물었다.
A 씨는 "오산역 인근에 살고 있으니 오산역에 내려주면 알아서 귀가하겠다"고 답했고 이에 경찰은 오전 2시 28분께 오산역 인근 도로 횡단보도 앞에 A 씨를 내려줬다. A 씨는 경찰에 감사 인사를 한 뒤 보행 신호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이후 귀가하지 않고 오산역 인근을 배회하던 A 씨는 오전 3시 20분께 차로 한복판에 누워있다가 달려오는 고속버스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A 씨는 이 사고로 머리 등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해당 버스 기사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A 씨가 누워있는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사고를 미연의 방지하기 위해 알맞은 조처를 해야 했다"며 경찰의 보호조치 등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주취자가 경찰관에게 재차 감사 인사를 하고 보행 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 등을 CCTV로 확인했다"며 "출동 경찰에 과실이 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경찰은 버스 운전기사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