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6일 아세안 정상회의 잇달아 참석
김정은 위원장, 10~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 가능성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쿡제도 정상회담에서 마크 브라운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 등에 참석하면서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캐나다 등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오는 10~13일 사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됐다.
이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외교 라인이 활발하게 가동되면서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5일 인도네시아 현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했으며, 6일부터는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 등에 참석하고, 그 중간중간에 다섯 번의 양자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에는 미국과 캐나다 등 회원국이 아닌 나라들도 참석하고 있으며, 따라서 윤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 이외에도 많은 양자 정상회담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이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아세안은 원래 1967년에 아세안 내부의 지역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서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다섯 나라가 외교장관회의를 하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이후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브루나이, 미얀마 등 10개국으로 확산됐고, 현재 동티모르가 옵저버 국가로 해서 11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고 연원을 전했다.
이어 "그 이후에 1997년에 아시아 금융위기 등 여러 문제도 있었고, 또 동남아뿐만 아니라 동북아까지도 협력을 확대해 보자 해서 아세안+3, 아세안+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가 참여하는 회의체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그 이후에 글로벌 경제 이슈들이 늘어났고, 동남아, 동북아 플러스 태평양까지도 넓혀서, 인도·태평양까지도 넓혀서 호주, 뉴질랜드, 인도도 참여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로 가는 것이 어떠냐는 얘기가 나와서 동아시아 정상회의가 창설됐고, 막상 이행을 하다 보니까 아직은 아세안+3도 가동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효율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는 아세안, 아세안+3, 그다음에 동아시아정상회의, 세 개의 회의체가 함께 가는 것"이라며 "내일은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리고, 다음 날 동아시아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이라고 세부 일정을 전했다.
그는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은 지난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의 정상회의, 3국 협의체가 만들어진 이후에 첫 다자 정상회의"라며 "그래서 아세안+3 회담도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아세안에서 한미일 3국이 어떻게 현안에 대해서 공동 대응을 하는가 이런 것을 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정상회의 참석 의미에 대해 설명을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ㆍ을지프리덤실드)를 기해 해군 함대를 시찰하고 전략무기 발사훈련을 참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해군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를 시찰했다"고 21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같은날 "경비함 해병들의 전략순항미싸일(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뉴욕타임즈는 지난 4일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다른 군사 협력을 위해 러시아에 더 많은 무기를 공급할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포탄과 대전차 미사일을 보내는 것을 원하고 있으며, 반면 김 위원장은 러시아가 북한에 인공위성과 핵잠수함을 위한 첨단 기술을 제공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미국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블라디보스토그에 있는 극동연방대학교에서 열릴 예정인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이 있으며, 김 위원장은 또한 러시아 태평양 함대의 해군 함정들이 정박하고 있는 33번 부두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백악관 존 커비 대변인은 양국간 군사 협력에 관한 고위급 회담이 적극적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말해 양국간 정상회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 매체는 "지난 8월 말 지도부의 보안 의전을 감독하는 일부를 포함한 20여명의 북한 관리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평양에서 기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뒤 모스크바로 날아간 것은 북한이 김 위원장의 방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기획원정으로 추정되는 그들의 여행은 약 10일이 걸렸다고 당국자들은 보고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즈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계획에 대한 새로운 정보는 이전의 경고 수위를 훨씬 넘어섰다"며 "해당 계획과 관련한 첩보는 아직 기밀해제되거나 정보 등급이 하향 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우리 국가정보원도 5일 "김정은이 조만간 방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최근 뉴욕타임즈의 보도내용을 사실상 확인해줬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 계획은 지난 7얼 북한의 '전승절'(정전협정 기념일)를 계기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방북한 이후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했으나, 쇼이구 국방장관이 김 위원장의 방러를 역제안 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진행된 것으로 미국 관리들은 전했다.
미국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러가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경계의 눈초리를 지켜보고 있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은 5일 뉴욕타임즈 보도에 관한 입장을 묻는 경향신문의 질의에 "우리가 공개적으로 경고해온 것처럼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협상은 활발하게 진전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무기 협상을 중단하고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한 바를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경향신문이 6일 보도했다.
반면 러시아 대통령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뉴욕타임즈 보도 내용과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할말이 없다"며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다.
남북의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남한에서는 한미일 연합훈련이 진행되고 있고, 북한은 이에 대응해 탄도미사일을 연일 발사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미중 간 균형외교에서 '가치동맹'을 앞세운 미국와 일본 중심의 한미일 공조 강화를 내세우며 외교의 중심축이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대중국 수출이 계속 감소하면서 전체 무역수지 적자 폭도 커지고 있어 경제에 빨간 불이 들어온 상태다.
윤 대통령의 외교 행보와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가 한반도 정세를 더욱 요동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