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U, 2021년 4월경 화천대유 80억원대 자금 흐름 포착
김만배 '이래서 내가 (언론) 재단 만들려 해…언론 있어야 방어'
김씨, 미리 인지 후 '대장동 일당'들과 매일 3, 4시간 대책회의
檢, '신학림 재단 이사장 앉혀, 연봉 1억원, 월 1천만원 법인카드 제공' 진술 확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8일 오전 '대장동 일당'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수사하는 가운데 김만배씨가 '언론이 뒤에 있어야 방어가 된다'며 여론전을 미리 준비했다는 정황을 추가로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대장동 민간 사업자 등을 조사하며 "2021년 4월경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 흐름 80억원대를 포착하자 김 씨가 '이래서 내가 (언론) 재단을 만들려 하는 거다. 언론이 뒤에 있어야 방어가 된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씨는 FIU가 수상한 자금 흐름을 경찰에 통보하기 약 한 달 전부터 해당 내용을 인지하고 이른바 '대장동 일당'들과 하루 3, 4시간씩 대책회의를 했다고 한다.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이용해 언론 관련 재단을 설립하겠다는 말을 한 것도 이 무렵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씨가 2021년 3, 4월경 신 씨를 (언론 관련) 재단 이사장에 앉혀 연봉 1억원과 월 1000만원 한도의 법인카드를 제공하려 한다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같은 대가 관계를 토대로 신 씨가 허위 인터뷰를 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또 검찰은 2021년 7월경 김 씨가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에게 "언론사를 인수하려 한다. 너도 방어해 줄 테니 공통비를 내라. 형의 우산으로 들어오라며 (조 씨에게서) 9억원을 받아갔다"는 내용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2021년 9월 인터뷰 직후 신씨에게 책 세 권 값으로 1억6500만원을 줬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김씨와 신씨의 인터뷰 경위나 대가관계만이 아니라 '배후 세력'이 존재했는지 등을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신씨의 2012년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 등 과거 이력을 통해 민주당과 밀접한 관계였다는 점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씨는 9일 검찰 조사 뒤 민주당 측과 인터뷰 사이 연관성을 묻는 말에 "가능성은 제로"라고 선을 그었다.
또 신씨는 11일 검찰에 출석하며 '김씨가 언론재단을 만들어 자신을 이사장에 앉히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며 "그것은 김만배 씨가 말하지 않느냐. 왜 저한테 묻느냐"고 답변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