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진 의원들 만류…"단식 중단, 건강 회복해야 여러 산적한 문제 해결"
이정현 "당 대표 시절 굶었다가 7일째 장기 괴사…이재명 만류해야"
與 윤재옥 "애초부터 검찰 수사 진행 방해하려는 전략"
이재명, 12일 오후 검찰 재출석…"부당한 추가소환 요구에도 당당히 응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앞 단식 농성 천막에 누워있다.[사진=연합뉴스]
단식 농성 12일째에 접어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당 최고위 일정 불참 등 체력적 한계를 보이자 단식을 만류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단식 지속 의지를 내비쳤다.
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11일 오전 단식 농성장을 방문해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건강과 체력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해야 여러 가지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12일간 단식을 통해 이 대표 뜻이 국민들에게도 많이 인식되리라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일시적인 행태라면 해결책이라도 있을 텐데 갈수록 끝도 없이 심화될 것 같아 그게 제일 걱정된다"며 "(윤석열 정부가) 모든 것을 다 파괴하고 있지 않나"고 답했다.
이 대표는 "정권 관심이 오로지 폭력적인 권력 행사 자체에만 있고 권력이 추구해야 될 핵심적인 과제인 민생이나 경제, 평화엔 전혀 관심이 없다"며 "이런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야당이 하는 일도 제한적이다. 말을 해도 속된 말로 귓등으로도 안 들으니"라며 단식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11일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건강이 심히 걱정된다.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라며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로부터 단식 중단을 요청하는 문자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YS, DJ, 야당 지도자의 단식 때는 의례적으로라도 정부여당이 걱정하는 척이라도 하고 또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기도 했다"며 "오히려 야당 대표의 단식을 조롱하고, 폄훼하는 비인간적인 정권은 처음 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지난 9일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에 "단식 10일째에 검찰청을 찾았지만 검찰은 또다시 재소환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목숨을 건 단식 앞에 검찰은 정치 수사, 망신주기 수사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정현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여당을 향해 "단식 중인 이 대표의 건강을 걱정해야 한다"며 "다 떠나서 여당과 야당이 정책적으로 대결을 한다고 해도 결국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당 대표 시절 단식 경험을 상기하며 "저는 진짜로 했다. 7일째 되는 날 실려갔는데 가서 보니까 장기에 괴사가 시작됐다"며 "정치권, 특히 이재명씨를 대표로 모시고 있는 야당의 경우에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만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수사 방해용 단식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검찰의 영상 녹화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애초부터 수사 진행을 방해하려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사를 받고 돌아온 이 대표가 국민 보란 듯이 누워있고,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 수사로 규정했다"며 "이쯤 되면 불체포 특권 포기를 번복하기 위한 명분 쌓기 말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식하냐, 다욧(다이어트)하냐?"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12일 오후 검찰에 재출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검찰의 부당한 추가소환 요구에도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검찰이 이번 조사마저 무도하게 조작하는 등 검찰권을 남용할 경우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사용해 대응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