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에너지만큼 中 배터리 의존도 커질 수도"

로이터 내달 EU 정상회의 보고서 입수해 보도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 10~30배 증가할 것"

"강력한 대응조치 없이는 2030년까지 中의존도 커질 것"

유럽연합(EU)이 강력한 대응조치 없이는 러시아에 대한 높은 에너지 의존도와 마찬가지로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해 중국에 의존하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내달 5일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유럽 경제 안보에 대한 논의의 기초가 될 보고서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EU의 중국 배터리 의존도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만큼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달 정상회의에서 EU 정상들은 중국의 증가하는 영향력과 경제적 비중을 우려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이를 아프리카와 남미로 다각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유럽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순 제로 목표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리튬 이온 배터리, 연료 전지 및 전해조에 대한 수요가 향후 몇 년 동안 10~30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EU는 전해조 제조의 중간 및 조립 단계에서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기차에 필수적인 연료전지와 리튬 이온 배터리에 대해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앞서 EU는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로 넘어가고 있는 전환점에서 대응 조치 없이는 이미 전 세계 배터리 생산량의 60%를 통제하고 있는 중국이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것이다.

유럽은 코로나19 이후 가스 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는 등 이를 무기화하자 심각한 에너지 대란을 겪은 바 있다. 2021년 당시 유럽은 전체 가스 소비량의 4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었다. 석유 수입량과 석탄 수입량 또한 각각 27%, 46%가량을 러시아로부터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