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경제 성장 강화 위해…EU와 관계 재건"
'브레그레트(브렉시트에 대한 후회)' 정서 커져
JP모건 "부진한 경제지표, 리세션 진입 위험 시사"
BOE "브렉시트로 인한 생산성 손실, GDP의 1.3%"
◆…영국 런던 카나리 워프 금융지구<사진 로이터>
브렉시트 이후 높은 실업률,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등으로 영국 경제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당수가 2025년 차기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브렉시트 규정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스타머 당수는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밝히며 유럽연합(EU)과의 관계를 재건하는 것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빚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EU와의 긴밀한 무역 관계와 기업과의 새로운 파트너십을 영국의 경제 성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중점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시점이 영국과 EU의 관계를 재설정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라며 자신이 총선에 당선될 시 영국과 EU의 무역 및 협력 협정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타머 당수는 "모든 사람이 존슨 전 총리가 협상한 거래가 좋은 거래가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2025년이 되면서 우리는 영국을 위해 훨씬 더 나은 거래를 성사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경제 위기가 이어지며 여론에서 '브레그레트'(Bregret·브렉시트에 대한 후회)정서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 5월 유고브(YouGov)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62%가 브렉시트를 "더 큰 실패"라고 응답했으며 9%만이 "더 큰 성공"이라고 답했다.
영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암울하다. 영국 국립통계국(ONS)은 7월 GDP가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의 이코노미스트 예상치(0.2% 감소)보다 더 감소한 수치다.
이에 따라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연중 전망치를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영국 경제가 제로 성장에 머물 것"이라며 "부진한 경제지표가 많이 나온 만큼 리세션 진입의 심각한 위험을 시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올해 주요 7개국(G7) 중 영국만이 역성장(-0.6%)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물가 상승 또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11.1% 상승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10% 수준을 이어온 상승률은 최근에서야 진정되는 추세지만 지난 7월 상승률 6.8%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영국중앙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FT에 과거 '영국병'을 일으킨 "임금과 물가의 악순환이 재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상승한 임금이 물가 또한 높여 노동자들에게 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증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이어 높은 실업률 등 영국의 경제 불황기가 브렉시트 이후 시작됐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BOE는 브렉시트로 인한 영국의 생산성 손실 규모가 GDP의 1.3%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총손실 규모는 290억 파운드(약 47조 9,000억 원), 각 가구당 약 1,000파운드(약 165만원)에 달한다.
또한 BOE는 브렉시트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했을 때 해외와의 상품 교역이 10~15% 수준 하락했다고 봤다.
지난 2016년 영국은 브렉시트를 두고 국민투표를 진행으며 51.9%의 찬성률로 EU 탈퇴를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