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 충분히 보였다"
"국면 달라져 빨리 기운 차리고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20일째에 접어들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병원에 입원한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설득했다.
문 전 대통령은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오후 3시 30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입원 중인 이 대표를 문병했다.
문 전 대통령이 병원 앞에 도착하자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 서영교 최고위원, 박홍근 전 원내대표 등이 문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비공개 만남은 25분가량 이어졌으며 천 비서실장과 문 전 대통령 측근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병상에 누운 상태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맞이하며 "죄송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문 전 대통령은 "내가 열흘 단식을 했었는데, 그때도 힘들었다. 근데 지금 20일째이니까 얼마나 힘들까 싶다"고 위로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를 충분히 보였다"며 "지금 하는 일에 대해서도 길게 싸워나가야 하고 이제 국면도 달라지기도 해서 빨리 기운 차려서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격려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단식하는거 와서 위로도 하고, 또 만류도 하고 싶다. 이제는 이 대표 혼자 몸이 아니다"라며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또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거를 늘 생각해야 한다"고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이 대표는 "(단식을 중단하고 복귀할) 생각이 (아직)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듯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표는 18일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병원 도착 직후 생리식염수 투여 등 응급조치를 받은 이 대표는 회복 치료를 위해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대표는 입원 중에도 수액 치료 외에 음식 섭취를 하지 않겠다며 병상에서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이 공식 행사 참석을 위해 서울을 찾은 것은 지난해 5월 퇴임 이후 처음으로, 이 대표와의 면담 이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