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회계사(한국공인회계사회 조세연구위원)가 19일 조세일보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임민원 기자)
이태규 회계사(한국공인회계사회 조세연구위원)은 19일 오후 2~5시 조세일보와 한국납세자연합회·한국조세정책학회 공동주최로 서울시 여의도 한경협회관 콘퍼런스센터 2층 사파이어홀에서 열린 '기업 경쟁력 강화와 납세환경개선을 위한 세제개선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가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이 회계사는 "현재의 상속세율 과표구간은 1999년 말 세법 개정 이후 현재까지 23년 동안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상속세 과세인원은 2000년 대비 9.18배 증가했고 상속세 결정세액도 2000년 대비 9.56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상속세 제도는 부의 재분배라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 보편적 세금으로 변형되어 고령 중산층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금융자산 보유비중이 낮은 고령 상속인의 노후생활 유지를 어렵게 하고 있다"며 "따라서 상속세 과세표준 구간을 당초 2000년 과세표준 구간 설계 당시의 과세인원 수준정도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업상속공제제도와 관련해서는 지주회사 주식에 대해서도 가업승계 세제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일반지주회사 주식 상속시 지주사업이 금융업으로 열거되어 있고 지주회사가 보유 중인 자회사 주식은 법인의 영업과 직접 관련 없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으로 간주되어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이어 "피상속인이 가업을 영위하는 중견·중소기업의 주식을 지주회사를 통해 보유하는 경우 지속적인 투자·일자리창출, 투명한 지배구조 정착을 위해 지주회사 구조로 전환했음에도 오히려 전환하지 않는 경우보다 불이익을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상속인이 사업 매각 없이 장기적·안정적으로 가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주회사 주식을 상속하는 경우에도 자회사 별로 업종을 판단하고 해당지주회사의 자회사 주식 중에 가업에 해당하는 주식 가액 상당분은 가업상속재산에 포함시켜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적용받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증법상 시가 평가와 관련해서는 상속세 재산평가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을 법령에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평가기준일 전 후 6개월인 상속재산 평가기간을 평가기준일 전 2년부터 상속세 개시일 후 9개월로 연장하기 위해서는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한다"며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의 존재 여부와 관련해서는 주식발행회사의 경영상태, 시간의 경과 및 주위환경의 변화 등으로 고려하라고 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판단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와 관련새서는 최근 '일반적인 기간경과에 따른 가격변동' 역시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과세관청과의 다툼이 증가하고 있다"며 "법적안정성 제고와 원활한 납세의무 이행을 위해 평가 기간 연장 사유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기준을 법령에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세제지원 확대는 현실적으로 여려울 듯"
"법무·회계·세무도 중소 전문서비스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적용해야"
한편, 이 회계사는 법인세제 개선과 관련해 세수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통한 세부담 완화 방안은 국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R&D 및 시설투자 세제지원 추가 확대에 대해서도 법인세수 감소 예상을 감안할 때 추가적으로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 회계사는 몇 가지 법인세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반도체 중고설비투자에 대해서도 세제지원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회계사는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상황과 거불어 전세계적 반도체 공급난에 따라 반도체 장비 수요 급증에 따른 가격 급상승으로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반조체 제조 장비확보에 어려운을 겪고 있다"면서 "국외에서 국내 사용이력이 없는 반도체 중고장비를 구입하는 경우에 그 투자금액에 대해 신규 제조장비 구입에 준하는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한시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회계사는 콘텐츠 사업자의 외국납부세액공제액 계산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웹툰 등 콘텐츠 사업자가 해외 콘텐츠 구매자로부터 수령하는 콘텐츠 제공 대가, 즉 로열티에 대해서는 조세조약에 따라 사용료소득으로 분류되어 외국에서 미국 15%, 일본 10% 원천징수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콘텐츠 공급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수익 배분 계약에 따라 콘텐츠 저작권자인 가수, 웹툰 창작자 등에게 60~80% 배분하는 구조여서 실질적으로 외국납부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실제 납부한 세금의 50%에도 미치지 못해 국제적 이중과세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계사는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외국납부세액공제 적용시 이자, 배당, 사용료 등의 수동적 소득에 대해서는 직간접 비용을 배분하지 않는 방안 또는 단기적으로 특별히 콘텐츠 산업에 대한 지원방안으로 국외원천소득대응 직접비용에서 해당 수익배분금액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회계사는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 적용의 형평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 계산상 비적격합병, 비적격인적분할의 양도차익은 실제 환류가능한 기업소득 계산시 차감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와 유사한 비적격 물적분할, 비적격 현물출자의 양도차익은 차감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형평성 측면에서 동일하게 기업소득 계산시 차감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이 회계사는 중소 전문서비스 취업자에 대한 소득세 감면 적용의 형평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회계·세무·법무 법인 취업자는 중소기업 취업자의 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단지 법무·회계·세무 서비스업에 취업한다는 이유로 고소득자로 오인되어 소득세 감면의 혜택에서 제외되어 동종의 전문 서비스 업종의 근로자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회계사는 공동사업 현물출자에 대해 양도소득세 과세이연을 적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공동사업 추진목적으로 토지 등을 현물출자하는 경우 양도소득세를 과세이연하거나 사업기간 동안 분할 납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