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9·20일 열릴 예정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는 대규모 '세수 결손(정부 예산 대비 국세수입의 부족분)' 사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경제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더해, 빚을 내지 않고 세수 부족에 대응하려 세계잉여금·외국환평형기금 등 여윳돈을 끌어모아 쓰겠다는 계획이 적절하는지에 대한 부분도 논란거리다. 특히 첫 포문을 여는 피감기관인 국세청을 두고서도 세수 결손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2023년도 국정감사 계획서'를 채택했다. 10월 10일부터 27일까지 기재위는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한국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국감을 진행한다.
우선 국세수입 추계 관련한 부분이 기재부 국감장을 달굴 이슈로 꼽힌다. 국회 입법조사처(이하 입법처)는 최근 내놓은 '2023 국정감사 이슈 보고서'에서 "세수추계 오차는 추계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으나, 과학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추계로 인해 발생하는 큰 규모의 오차는 재정운용상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 부족액이 '59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0년 이후 세수결손액이 가장 많았던 적은 2009년 15조1000억원이었다.
특히 이번 국감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사를 앞둔 일종의 전초전 성격이라, 정부의 재정정책이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거대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예산 총지출 증가율을 6% 이상으로 재조정하지 않으면 정부 예산안을 정상 심사할 수 없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여기에 정부가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부분도 부정적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10일 열릴 계획인 국세청(본청, 서울·중부·인천지방국세청) 국감에선 징세 행정에 대한 적절성 검증이 예고된다. 특히 세수가 마이너스인 결손 상황으로 예측되고 있다는 점에서, 징수기관의 역할도 강조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세무조사나 체납액 징수에 강도를 높이는 이른바 '노력 세수'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겠냐는 전망도 많다. 입법처의 보고서는 '국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때 붙는 수수료'도 국감 이슈로 지목했다. 국세 납부는 지방세와 달리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납세자가 수수료를 내야 한다.
12일엔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의 국감이 예정되어 있다. 입법처는 과도한 송객수수료(소위 리베이트)를 정상화하는 부분을 관세청의 국감 이슈로 지목했다. 16·17일은 기재위원들이 1반과 2반으로 나눠 지방국세청, 지방세관 등에 대한 국감을 진행한다.
26일은 기재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통계청을, 27일은 기재부·한국은행·한국수출입은행·한국조폐공사·한국투자공사·한국재정정보원·한국원산지정보원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