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거래소에 대한 휘발유·경유 의무 공급량 증가
시장의 포화 상태와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 결정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한 주유소 사진=로이터통신
최근 내수용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가 국내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석유 수출 금지 조처를 도입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내수 시장 유가 안정화를 위해 휘발유·경유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임시 조처가 연료 공급에 도움이 될 것이며 결국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이번 조처는 정부간 협정에 따라 벨라루스·카자흐스탄·아르메니아·키르기스스탄 등으로 구성된 유라시아경제연합(EEU) 회원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어 러시아 정부는 "앞서 석유 거래소에 대한 휘발유와 경유의 의무 공급량을 늘리도록 했다"며 "일일 거래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농업 생산자들이 필요한 연료를 즉각 구매할 수 있도록 공급량 조절이 가능한 체제를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전날까지 러시아의 휘발유·경유 수출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약 30% 감소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481만7000톤의 휘발유와 3500만톤의 경유를 수출했다.
파벨 소로킨 러시아 에너지부 제1차관은 이번 조치는 무기한이며 시장의 포화 상태와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최근 수개월간 휘발유와 경유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연료 도매가가 급등했다. 러시아 정부가 물가 목표에 따라 소매가격을 억제하자 시장 왜곡 현상은 심화됐다.
로이터는 내년 3월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남부 곡창지대에서 수확에 필요한 연료가 부족해짐에 따라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정유업계에서는 정유소 유지 보수 시기, 철도 병목 현상, 연료 수출을 부추기는 루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연료시장이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석유 수출 금지 조처가 발표되자 국제 유가는 강세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