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융당국,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 실험...CBDC 활용성 실험 공동추진

디지털화폐 모의 실거래...국내 금융·경제 상황에 적합한 최적의 설계모델 탐색

금융위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이 보다 안전한 지급수단 통해 효율적 거래"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함께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실험, 즉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활용성 테스트'를 공동 추진하기로 4일 발표했다. CBDC 활용성 테스트는 금융기관 사이 자금거래 및 최종결제 등에 활용되는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는 현재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개설한 계좌의 예금(지급준비금)을 활용해 자금거래 및 최종 결제를 수행하는 것과 유사하다.

한편, 은행들은 한국은행이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구축한 'CBDC 네트워크' 내에서 일반 국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지급수단(tokenized deposits)을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지급수단들은 한국은행이 구축하고 금융위, 금감원과 공동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통화 인프라 내에서 안전하게 유통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번 테스트는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뿐 아니라 다수의 은행이 함께 진행하는 민관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된다"며 "또한 이번 테스트를 위해 국제결제은행(BIS)과는 테스트 기획 단계에서부터 긴밀히 협력해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실험으로 현재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개설한 계좌의 예금(지급준비금)을 활용해 자금거래 및 최종결제를 수행하는 것을 CBDC로 대체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한국은행은 실험을 통해 국내 금융·경제 상황에 적합한 최적의 CBDC 설계모델을 탐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테스트는 IT 기술 발전을 반영한 미래 통화 인프라의 시범 모형을 제시함으로써, 기존의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다양한 혁신적 지급 및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토큰 증권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이 보다 안전한 지급수단을 통해 효율적으로 거래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테스트 준비 과정에서 제도적 측면에 대한 논의를 면밀히 진행했다. 현행법과의 정합성 등을 고려하여 금번 테스트에는 우선 은행만 참여할 예정이다. 테스트의 단계적 확대 여부는 이번 테스트 이후 관련 제도적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면서 추후 결정할 예정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이번 실험은 국제결제은행(BIS)과의 긴밀한 공조 아래 진행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은 테스트 초기 준비 과정에서 CBDC 등 미래 통화 시스템 관련 연구·개발 경험을 적극 공유했고, 특히 혁신허브 및 통화경제국 소속 전문가들은 'CBDC 네트워크' 설계 및 구축 방안에 대한 기술 자문을 제공했다.

또한 그간이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은행과 금번 테스트의 의의 및 세부 설계 모델 등을 포함한 보고서를 공동 발간했다.

한은과 금융위, 금감원은 실험 대상 구체적 활용 사례, 참가은행 등 세부 사항을 11월 말에 공개하고 일반 국민 참여 테스트는 시스템 구축 등의 준비를 거쳐 내년 4분기에 시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