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이명박 정부에선 블랙리스트라는 말도 없었다"
유정주 "좌파 찍어내기…강압적 퇴출된 문체부 산하 기관장 20명 넘어"
임종성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유인촌 후보자 이름 104번 언급"
김승수 "민주당, 없는 사실 갖고 정치 공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시절 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문화예술계에 대한 블랙리스트는 작성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인촌 후보자는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에선 블랙리스트라는 말도 없었다"며 야당이 제기한 주장에 거듭 반박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장관 시절 '블랙리스트' 단어가 없었다고 하는데, 검열이 있었나 없었나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문화예술인들의 지명 철회 촉구 주장을 언급하며 "후보자의 내정을 이토록 반대하는 것은 블랙리스트와 다름 없기 때문"이라며 "유인촌 후보자가 장관 시절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면 이 예술인이 이렇게까지 반대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유인촌 후보자는 '예술계와 대립적 관계'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미워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배제하거나 그런 리스트가 작성된 적은 없단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유정주 의원은 또 "후보자의 과거 장관 재직 당시 문화계 인사 '좌파 찍어내기'를 성실히 했고, 문체부가 실시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 조사에 따르면 그 당시 강압적으로 퇴출된 문체부 산하 기관장이 20명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 등 산하 기관장들을 언급하며 유 후보자가 사퇴를 압박했고, 해임된 인사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위법 판결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15년 전 유 후보자가 자행한 일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겪은 자는 있는데 행한 자는 없다고 말하는 것이냐"며 "장관, 당시 자고 계셨냐"고 꼬집었다.
'후보자가 생각하는 블랙리스트가 무엇이냐'는 유 의원의 질문에 유 후보자는 "의도적으로 계획하고 작정하고 여러 분야에서 배제하는 블랙리스트는 없었다"며 예술인들이 블랙리스트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자기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정부가 바뀌었기 때문에 감사에 따른 결과이고 15년 전 인물들을 얘기하고 싶지 않다. 거기에 따른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임종성 의원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의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 사건 경위와 사실관계 등을 기록한 백서에 유 후보자 이름이 104번 언급됐다고 지적하자, 유 후보자는 "104번 기록됐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백서는 사실 일방적으로 기록된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 민주당을 향해 "전혀 없는 사실을 갖고 계속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승수 의원은 유 후보자에게 "블랙리스트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하는 데 맞느냐. 관련 의혹으로 처벌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유 후보자는 "없다"고 답했다.
한편 진보 성향의 문화예술단체 128개와 문화예술인 942명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정부의 유인촌 장관 임명을 반대한다. 블랙리스트 실행 혐의자, 유인촌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가야할 곳은 검찰"이라며 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