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부총리, "재경부가 잘못 기재했다" 시인
재정경제부가 매년 발표하는 조세지출보고서가 고의적으로 누락되거나 사실확인 없이 통계에 반영하는 등 '엉터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17일 재경부 국정감사에서 "조세지출규모 통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정곤란' 등 고의적으로 누락되는 등 엉터리로 집계됐다"며 "통계의 신뢰성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에 따르면 2005년 재경부의 조세지출보고서에 2003년 29억5000만원이던 '도서지방 자가발전용 석유류에 대한 부가가치세, 교통세, 특별소비세 면제금액'은 2004년 549억원으로 갑자기 늘어났다.
최근 송전망 확대로 인해 도서지방 자가발전용 석유류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500억원이 넘는 세금이 더 감면된 것으로 집계된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원 의원의 설명.
이 같은 오류에 대해 원 의원은 "재경부가 정유회사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사실확인 절차 없이 합산하면서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재경부에서 조세지출항목에 대해 '추정곤란'으로 밝혀 지출규모를 누락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05년 조세지출보고서의 조세감면 항목 중 '추정곤란'으로 기재된 '선박투자회사에 대한 과세특례'와 '금지금에 대한 부가세 면제'의 경우 조세지출규모가 집계되고 있다는 것.
원 의원은 이에 대해 "올해 2월 한덕수 당시 부총리가 선박투자회사투자 과세특례에 대한 세제혜택규모를 묻는 대정부 질문에서 연간 약 100억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며 "금지금 부가세도 면세금지금은 허가된 업체만 거래할 수 있고 거래량을 신고하게 돼 있어 거래규모 및 면세규모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도 원 의원은 외국인투자가 배당소득의 경우 지급조서 제출의무가 면제되는 등 제도적 장치 미비로 인해 배당소득감면 통계가 나오지 못하고 '추정곤란' 처리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백억원에 이르는 통계 은폐 또는 착오가 조세지출보고서에서 발생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는 근로소득자 과세부담을 증가시키는 것보다 조세감면제도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해 국가 재정낭비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선박투자회사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종합소득금액, 펀드투자금액, 펀드수익률 등에 대한 정보가 없어 추정이 곤란했다"며 "면세금지금 규모도 연도별로 수치의 변화가 크고 유통과정이 상당히 복잡한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는 도서지방 자가발전용 석유류에 대한 면세금액 오류와 관련해서는 "재경부가 농업용 면세유의 자료를 잘못 기재한 사실이 있다"고 시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