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유·국가간 공조 확대해야"
◆…자료사진=연합뉴스
#. 지난 2021년 환치기 전달책 A씨는 중국에 거주하는 친구 B씨와 공모해 중국과 한국 사이에서 '환치기' 수법을 이용해 총 26회에 걸쳐 64억원의 외국환 거래를 했다. B씨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송금을 원하는 의뢰인들로부터 위안화를 건네받아 국내에서 환전소를 운영하는 업자들의 중국 계좌로 송금했다. A씨는 환전소업자들로부터 이를 받아 국내에 거주하는 의뢰인들에게 돈을 전달했다. A씨는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최근 5년간 이같은 사례의 불법외환거래 규모가 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적발된 불법외환거래 규모는 13조1321억원에 달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3조4461억원에서 2020년 7189억원으로 급감했다. 2020년에 급감한 이유로는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관세청의 환전업 검사 횟수가 줄어 적발 규모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후 2021년 1조3495억원, 2022년 6조3346억원, 올해 1∼8월은 1조2830억원이다.
유형별로는 환치기·외화밀반출 등 외환 사범이 12조6622억원으로 96.4%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자금세탁 사범이 2376억원(1.8%), 재산 도피 사범이 2323억원(1.8%)이었다.
환치기는 자금을 해외로 유출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불법 외환거래 수법이다. 통화가 다른 두 나라에 각각 계좌를 개설한 뒤 A국가의 계좌에 돈을 넣고 B국가 계좌로 송금해 그 나라 화폐로 돈을 빼내는 방법이다. 환치기를 이용하면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돈을 거래할 수 있어 환수수료도 물지 않는다.
최근에는 가상화폐를 악용한 환치기 범죄가 늘어 국부유출 등 피해액이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희 의원은 "최근 불법외환거래 수법이 교묘해져 적발이 더 어려워졌다"며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 관계기관 간 정보를 공유하고, 국가 간 정책 공조 체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