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피고기업 자산에 대한 현금화명령(매각) 남았으나, 대법원은 판결 지체시켜"
"정부 제3자 변제안, 피해자 인권 짓밟는 폭거…대법원 판결 무력화 시도"
◆…2018년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5년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대법원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린 지 5년이 지난 가운데 시민단체가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규탄하며 일본기업 재산 강제 매각 절차와 관련해 대법원의 신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박석운 공동대표는 30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이 단지 절차적 과정에 불과한 내용으로 (일본기업의 항고·재항고로 지난해 4월 사건을 넘겨받은 지) 1년 반 넘게 시간을 끌며 사실상 사법 정의를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공동대표는 또 "정부의 제3자 변제안도 사실상 '파탄 상태'에 들어갔다"며 "대법원은 여전히 행정부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기억연대도 이날 회견문에서 "정부의 제3자 변제 시도는 피해자들의 인권을 또다시 짓밟는 폭거이며 대법원 판결의 무력화를 시도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한일 양국 정부와 피고 일본 기업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하루 빨리 판결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월 30일 신일본제철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 원씩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처음으로 확정했다. 이후 미쓰비시중공업 등 다른 기업의 배상 판결도 확정됐지만 일본 전범 기업들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또한 강제적 자산 매각을 위한 법적 절차가 진행됐으나 일본 기업의 항고·재항고로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그 사이 정부는 지난 3월 법원 배상 명령 이행을 거부하는 일본기업 대신 국내 기업 등이 출연한 재원으로 위자료를 대신 갚는 이른바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한 뒤 이를 추진 중이다.
이들은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역사적 판결에도, 정작 판결 이행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본 피고기업 자산에 대한 현금화명령(매각)만 남았지만, 대법원은 판결을 지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일본기업은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지 않으며 대법원 판결 자체를 부정하는데, 그 사이 윤석열 정부는 대일 굴욕외교를 하며 '제3자변제'로 대법원 판결을 무효화하려는 시도를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 동안, 원고이신 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는 100세를 넘기셨다. 대법원은 고령의 피해자에게 더 이상 기다리라고 해서는 안 된다"며 기자회견 개최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