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22일 상법 입법예고안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이번 입법예고안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이라는 당초 상법 개정 취지와는 달리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반면 공정한 경영권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경영권 방어조항들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상법 개정안의 이 같은 문제점이 "단순히 국내 경영환경의 위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자율권을 확대하고 있는 주요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우리가 뒤처지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구체적으로 회사기회의 유용금지 조항의 경우 "상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입법례를 찾을 수 없는 제도로, 무리하게 입법될 경우 많은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기존 상법에 포함된 이사의 겸업금지, 자기거래 제한, 충실의무 규정 등을 통해 회사기회 유용행위 억제가 가능하므로 이 조항은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또 △이중대표소송제는 세계적으로 법률로 도입한 나라가 없고 소송부담에 따른 경영위축을 초래할 것이며 △비등기 임원의 법적지위와 권한.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 개정안에 임의규정으로 포함된 집행임원제는 강제규범화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많은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점을 들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이사의 자기거래 승인범위 확대에 대해서는 "거래의 신속성이 저해되고 거래선 변경으로 인한 비용상승과 기존 거래기업과의 상호공조를 통한 시너지효과 차단 등에 따라 경영효율성이 저하될 우려가 크다"면서 "기업의 거래 상대방 선택은 경영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기업 스스로의 의사결정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며 법률로 강제할 사항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경영권 방어조항에 관해 전경련은 "일부 주식발행에 대해 선택권이 확대됐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경영권 방어 용도로 활용 가능한 주식종류는 '주주전원 동의' 또는 '설립정관'에 기재토록 함으로써 상장기업의 경우 사실상 활용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전경련은 이에 따라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주식종류의 발행 자체를 규제하기보다는 선진국들과 같이 폐해가 예상되는 경우 상장지침을 통해 규율토록 해야 하며 기업 인수합병이 가장 자유로운 미국과 일본에서 활용되는 신주예약권제와 차등의결권주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