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중국산 위장혐의 고발…검찰, "혐의없다"
지난 18일 관세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중국산 농수산물이 '북한'산으로 위장반입된 규모가 514억원에 이른다는 집계결과가 나왔다.
중국산을 '북한'산으로 위장하는 이유는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
그러나 관세청이 어엿한 '북한'산 농산물을 중국산으로 보고 수입업체를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약 80억원의 관세 및 가산세 등을 경정 고지했다가 조사결과 북한산이 맞는 것으로 밝혀져 세금을 다시 돌려주는 일이 벌어졌다.
24일 국세심판원에 따르면 A업체는 지난 2002년과 2003년에 걸쳐 녹두와 대두 등의 원산지를 북한산으로 수입신고하고 관세청이 이를 수리해 '무관세' 혜택을 받았으며, 농수산물유통공사를 통해 '북한'산으로 시중에 판매됐다.
이에 관세청은 지난 2004년 10월 A업체가 중국산 농산물을 '북한'산으로 위장해 관세 등을 포탈했다는 혐의를 적발하고 검찰에 고발했으나, 지난해 7월 무혐의 처분됐고 A업체는 '과세처분에 대해' 불복청구를 냈다.
관세청은 이와 관련해 원산지 위장수입의 증거로 중국항에서 해당 농산물과 같은 종류와 중량의 물건을 북한으로 수출한 사실이 있다는 중국해관총서 명의의 회신을 심판원에 제출했다.
또한 A업체도 2003년 중국항에서 용선한 선박에 화물을 선적한 사실이 없다는 중국대동항해관 명의의 확인서를 제출하고 맞섰다.
심판원은 이러한 양측 주장에 대한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해 북한 원산지증명서 발급기관에 공식적으로 조회한 결과, A업체의 녹두 및 대두 원산지가 북한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세관에서 부과한 관세와 가산세 79억6000여만원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심판원은 결정문에서 "검찰에서 '혐의없음'으로 A법인을 기소하지 않은 점과 실제 화주인 농수산물유통공사가 해당 농산물을 전량 북한산으로 국내에 판매한 점을 비춰보면 원산지가 북한이 아니라고 보기 어렵다"며 "관세청의 부과처분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심판원은 검찰의 기각사유와 관련 "관세청이 증빙자료로 제시한 중국해관총서 명의의 회신에 대해 회신내용을 입증할 만한 증빙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고 회신내용과 실제 입항한 선박이 다르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회신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