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양측' 충분한 대화 거쳐 개선방안 마련할 것
양대노총, 노사정 대화 불참 확인… "정부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는 것"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등 현안에 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1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근로시간 제도와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근로시간 제도가 국민 생활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정부는 노동현장의 실태를 면밀히 살펴보면서 노사 양측과 충분한 대화를 거쳐 많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지난 토요일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한국노총은 국가의 시급한 현안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고 소개하면서 "전향적으로 대화 의지를 보여준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노총이 조속히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서 근로시간 등 여려 현안을 함께 논의할 것을 기대한다"며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주 국회에서 통과된 노란봉투법에 대해 (여당에서)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한다'며 대통령실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법안이 아직 정부에 넘어오지 않았다"며 "(법안이 넘어오면) 해당 부처의 의견이나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서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을 통해 지난 6월부터 석 달 간 실시한 근로시간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와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국민 한분 한분 소중한 의견이 담긴 설문조사 결과를 전폭적으로 수용하여 주 52시간제를 유지하면서 일부 업종·직종에 한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근로자 3839명, 사업주 976명, 국민 1215명 등 총 6030명을 대상으로 방문 면접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설문내용은 '근로시간 개편 방향, 현행 주 52시간제에 대한 인식, 최근 6개월 간 근로시간 실태' 등을 담았다.
설문조사 결과 '주 52시간제'에 대해 국민 48.2%가 "장시간 근로 해소에 도움이 됐다"고 답한 반면, 54.9%는 "업종·직종별 다양한 수요 반영이 곤란하다"고 응답했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세부 방안에 대해 노사정 대화를 통해 구체화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노동계는 고용부 발표에 즉각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입장문을 내고 "연장근로 단위 기간 확대가 집중적인 장시간노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국민을 우롱하는 식의 설문조사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설문지 곳곳에 정부가 원하는 답을 받기 위한 의도된 질문이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특히 "이번 조사가 007 작전 치르듯 철저히 극비리에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지적하면서 설문조사의 진행 절차와 과정도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역시 성명을 통해 "정부가 언급한 제조업과 건설업, 설치‧정비‧생산직, 보건‧의료직, 연구‧공학 기술직 등은 대표적인 장시간 노동 사업장"이라며 "장시간 노동을 늘릴 곳들이 아니라, 오히려 장시간 노동을 줄여야할 업종과 직종들"이라고 지적했다.
민노총은 "한국의 장시간 노동이 여전한데도, 기존 유연근무제 활용마저 규제라며 연장근로를 더욱 쉽게 늘릴 방안을 요구하는 기업들의 민원을 정부가 수용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