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열린우리당 김재윤, 이광재 의원이 국정감사를 맞아 공동으로 내놓은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미술품 기부문화 정책 제언'이라는 제목의 정책보고서는 각계에서 쏟아지고 있는 미술시장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간주될 수 있지만 미술계가 각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언'의 핵심 내용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예술품을 기부하면 이를 법정기부액으로 인정해 기부자에 대해 법인세와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혜택을 주자"는 것.
이를 위해 이광재 의원은 이미 20일 '박물관및미술관진흥법', '법인세법', '소득세법' 에 대한 개정법안을 발의했다.
개정법안 중 '박물관및미술관진흥법' 개정안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기부금품을 모집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삽입하고, 기부액을 법정기부금으로 인정해 감세혜택을 주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법인세법'과 '소득세법' 개정안은 미술품에 대한 기부액을 법정기부액으로 산입할 경우 개인은 소득세에서 기부액의 100%, 법인은 법인세에서 기부액의 50%를 손금 산입하도록 하는 규정을 넣었다.
해외에서 이처럼 미술품 기부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나라는 적지 않다. 특히 보고서가 인용한 미국의 기부관련 재단인 'Giving USA Foundation'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1917년부터 민간 및 공공미술관에 기증하는 미술품의 평가액만큼 세금을 공제해주는 법률을 시행해 미국 유명미술관의 소장품 중 80% 정도는 기증받은 것이다.
미술계가 이같은 방안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이같은 법안이 시행되면 2003년 12월의 미술품 양도세 폐지 조치에 이어 미술시장의 성장에 획기적으로 기여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화랑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현숙 국제갤러리 사장은 "작품의 판로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작가들이나 개관 이후에도 작품 구입비가 없어 애태우는 미술관, 박물관에 동시에 도움이 되는 희소식"이라고 반겼다.
이 사장은 "미국 기업들의 경우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미리 사서 몇년 후 오른 시세대로 기부를 하고 세금 혜택을 받는 것을 보고 부러움을 느꼈다"며 "국공립 미술관도 이런 제도가 도입되면 굳이 국민 세금으로 작품을 살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조만간 화랑협회 차원에서 뜻을 모아 개정안 통과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학고재 화랑의 우찬규 사장은 "미술품 기부에 이와같은 세제혜택이 주어진다면 미술시장의 규모가 현재보다 폭발적으로 증가해 미술계가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여러 부문에 몰리고 있는 유동자금이 미술시장으로 돌리면 결국 최대 수혜자는 미술품을 향유하는 일반 국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