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2024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
내년 2.8%, 종전 전망보다 0.2%P 내려
올 성장률(3%)보다 낮으며 회복세 둔화
리스크론 '中 저성장', '고부채·고금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 하고 있다. 이날 FOMC는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연속 동결했다.(사진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하 KIEP)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제시했다. 올해(3.0% 전망)보다 낮으며 경제회복세가 둔화할 것으로 본 것이다.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은 요인으로는 부동산발(發) 중국경제의 불안, 전 세계적인 고부채·고금리 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KIEP는 14일 '2024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망의 키워드는 당겨쓴 여력, 압박받는 성장"이라며 이 같은 전망치를 내놨다. 이는 지난 5월 제시한 전망치(3.0%)보다 0.2%포인트 내린 수치다. 올해 성장률 예측치인 3.0%보다도 낮다.
국가별(내년 전망)로는 미국의 성장률은 기존보다 0.5%포인트 상향 조정한 1.5%로 제시했다. 올해(2.4%) 성장률에 근접하긴 어렵단 시각이 짙다. KIEP는 "견조한 고용시장에 힘입은 소비지출의 영향이 어느 정도 이어지더라도 고금리에 대한 부담으로 올해 만큼의 성장률을 기록하기는 어렵다"며 "높은 정부부채와 이자부담에 또한 재정의 기여도를 낮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 지역은 1.4%에서 1.1%로, 영국은 1.0%에서 0.6%로 종전 전망치보다 떨어졌다. 물가가 점차 하락하면서 구매력이 회복되면 민간소비가 다소 늘어나겠으나, 성장 약세 기조를 반전시키기엔 부족하다는 게 KIEP의 진단이다. 일본은 종전과 같은 1.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신흥국들은 성장률 전망치가 종전과 비교해 대체로 낮아졌다. 중국의 올해(5.3%)보다 하락한 4.5%의 성장률이 예측된다. 종전 전망치(4.7%)보단 0.2%포인트 내려갔다. KIEP는 "중국은 정부의 경기 정상화 노력이 지속되겠으나 부동산 리스크 장기화, 경제주체들의 심리위축,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 불안요인들이 상존한다"고 했다. 러시아는 내수 위주의 성장을 이어가되 대(對)러 제재가 지속되면서 1.0%(종전 1.2%)의 낮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도 기존 전망(5.0%)보다 0.4%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세계경제 전망.(자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내년 세계경제의 주요 리스크는
내년 세계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는 주요 리스크로는 '중국경제의 중장기 저성장 경로 진입'이 지목됐다. KIEP는 "중국경제는 부동산 부문의 부진과 내수침체, 물가 하락, 청년층 고용 악화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한 상태"라며 "구조적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과거 수십 년간의 고성장을 멈추고 성장률이 중자기적으로 3~5%대로 내려올 확률은 낮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중국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다면, 생산과 교역으로 밀접하게 엮여 있는 동아시아·동남아시아 등 인근 국가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고부채·고금리 현상이 겹치면서 세계경제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단 우려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 부채는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된 2019년 말 GDP 대비 229%에서 2020년 258%까지 급등했다. 작년 기준으론 238%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다. KIEP는 "질서있는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지만, 당분간 이어질 고부채와 고금리 상황이 추가적인 경제활동 하향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각국 내에서는 이자보상배율이 높거나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중이 높은 한계기업 및 가계의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IEP는 '지정학적 충돌 악화와 추가적 공급 충격'도 리스크로 꼽으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주변국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으나, 만일 양자간 충돌이 주변 지역으로까지 확산되어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면 국제유가는 매우 쉽게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