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
국세청 본청 과장(서기관) 5명이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고근수 감사담당관, 반재훈 국제조세담당관, 고영일 소비세과장, 장권철 세원정보과장, 이태훈 인사기획과장이 그 주인공이다.
국세청에서 부이사관 승진 후보군은 '본청 과장'으로 정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청에서 승진자가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본청에서 과장으로 오랜 시간 고생한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도 고참급 본청 과장들 몇몇이 유력 후보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고, 실제 승진석을 모두 본청 과장들이 차지하며 순리대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였다.
행정고시 출신 3명, 비고시 출신 2명으로 승진자들의 출신 성분 역시 안팎의 예상대로 진행됐다. 국세청은 다른 조직들과 조금 다르게 '세무대' 출신이라는 특별한(?) 구성원들이 조직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행시와 비고시 출신 간의 승진 비중이 늘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한다.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행시 출신들의 비중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이번 승진 인사에서 '3:2'라는 배분 역시 순리대로 흘러간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왼쪽부터 고근수 감사담당관, 반재훈 국제조세담당관, 고영일 소비세과장, 장권철 세원정보과장, 이태훈 인사기획과장.
특히 고근수 감사담당관은 개인 능력과 더불어 기수와 연령(1969년생) 면에서 승진 1순위로 꼽혀왔다. 반재훈 국세조세담당관은 1975년생으로 연령적인 측면에서 다소 빠르다는 평이 있었지만, 행시 기수는 최고참으로 무리한 인사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태훈 인사기획과장은 감찰담당관, 세원정보과장에 이어 신설된 인사기획과장까지 최고 핵심 보직에 근무, 설득력 있는 승진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다만, 오랫동안 본청 과장으로 근무하다 최근 인사이동되어 사실상 본청 자원으로 분류되던 오상휴 광주청 조사1국장은 행시 45회임에도 승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외에 행시 46회로 승진 물망에 올랐던 박근재 조사기획과장과 전지현 소득세과장도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파격적인 부분은 비고시 출신에서 나왔다. 경쟁이 치열했던 비고시 출신 승진 두 자리는 고영일 소비세과장과 장권철 세원정보과장이 차지했다. 둘 다 세무대 10기 졸업생으로 나이도 1970년생으로 같다. 본청 과장에 세무대 선배인 6기~8기 인물들이 포진해 있고, 꽤 오랜 기간 본청에서 근무한 이들도 있었기 때문에, 고영일 과장과 장권철 과장을 승진 1순위로 꼽는 이들은 드물었다. 세무대 6기인 김진우 역외정보담당관은 아직 본청 전입 1년이 안 되었기 때문에 제외된다 치더라도, 7기 김학선 장려세제과장과 8기 선배들이 버젓이 남아 있었기 때문.
하지만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고영일 과장과 장권철 과장이 승진의 영광을 누리게 됐고, 국세청 내부에선 다소 파격적인 부분이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잘못된 인사까지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고영일 과장은 예전부터 세대출신 미래인재로 평가받아 왔고, 장권철 과장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에 파견되며, 국세청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한편, 승진자 출신 지역은 전북(고근수), 충북(반재훈), 경기(고영일), 대전(장권철), 경남(이태훈) 등으로 적절한 배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성 부이사관은 이번에도 나오지 않았다. 인사 전 전지현 소득세과장이 '여성 최초의 행시 출신 부이사관' 타이틀을 따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