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완만한 침체기 진입에 '전망치 하향'

올해 글로벌 전기차 출하량은 1377만 대로 지난해 같은 대비 30.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완만한 침체기로 들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SNE리서치(SNE Research)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탑재 추세'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23년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총 대수는 1377만 대로 올해 상반기 예상치보다 100만 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연평균 성장률도 기존 36.4%에서 30.6%로 하향 조정했다. 전기차 시장이 초기 단계를 지나면서 중국과 유럽 일부 지역에서 시장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점차 정체 상태에 빠지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각국의 고금리 정책과 팬데믹에 따른 기저효과가 겹치면서 시장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하고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보조금 인하,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이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면서 내년까지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팬데믹 기간 동안 대기했던 잠재적 수요도 2023년에 거의 영향력을 상실해 결국 수요 둔화를 가속화 했다. 이에 따라 2023년 전기차 보급률도 이전 전망치보다 1.3% 낮춘 16.2%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라 판매되는 전기차의 종류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BEV(완전 전기차)는 각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고 나선 데 이어 중국은 아예 종료시킴으로써 점유율 하락과 함께 판매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면서 점유율 전망치가 기존 49%보다 소폭 하락, 4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의 경우 HEV(하이브리드) 비율은 증가한 반면 BEV 비율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 지역에서 BEV의 높은 가격, 전기료 인상에 따른 충전 비용 증가, 충전 인프라 부족이 PHEV(플러그드인하이브리드)와 HEV의 감소 폭을 완화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2021년 세 자릿수 성장, 2022년 60%대의 고성장을 기록한 EV(전기차) 시장은 점차 성숙기에 접어듦에 따라 2023년에는 30%대의 성장을 유지한 뒤 내년에는 20% 안팎의 다소 낮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각국의 강력한 탄소 중립 정책 의지와 이에 따른 전기차와 배터리 제조 업계 전체가 과열경쟁 속에서 다소 소극적인 투자와 생산 전략을 펼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