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분담금 전액 보류하다 11월 초 절반 납부
닛케이 "中, 체납으로 국제기구서 영향력 높이려 해"
◆…사진=로이터통신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압박을 가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분담금 납부를 미루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IAEA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정부는 올해 IAEA 분담금 약 97억엔(약 844억원)을 9월까지 보류하다 11월 초에 절반만 납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일부 서방 외교 소식통 사이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해온 중국이 "IAEA 사무국에 압력을 가하는 시도"라는 견해도 나온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핵무기 확산을 방지하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촉진을 담당하는 유엔 산하 기구인 IAEA는 회원국이 납부하는 분담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2023년 기준 IAEA 주요국 분담률을 보면 미국이 25.1%로 가장 많고 뒤를 이어 중국(14.5%), 일본(7.7%), 독일(5.9%), 영국(4.2%), 프랑스(4.1%), 이탈리아(3.0%), 캐나다(2.5%), 한국(2.4%), 스페인(2.0%) 순이다.
IAEA 사무국 보고서에 따르면 9월22일 기준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는 중국은 분담금 전액 납부를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중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은 국가는 중국뿐이었다. 이후 11월 초에 분담금의 절반만 납부했다고 IAEA의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은 그동안 후쿠시마 오염수를 '핵오염수'라고 표현하면서 IAEA 사무국에 해양 방출에 반대할 것을 촉구해 왔다.
사무국은 해양 방출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했지만 중국의 분담금 납부 지연이 조직 운영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분담금 체납은 2024년에 예정된 일부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회원국에 분담금 납부를 독려했다.
중국은 그동안 유엔 등에서 미국의 분담금 체납을 강하게 비판해 왔지만 중국도 주요 기여국이 되면서 납부 지연을 지렛대로 삼아 국제기구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려 하는 미국의 행보를 따르고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