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는 올해로 끝... 수익성 회복하는 게임업계

크래프톤·더블유게임즈 이익 방어 성공

넷마블·컴투스 내년 상반기 흑자 전망

증권가 "인건비 부담 완화 중... 구조조정 이후 수익성 개선"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8대 게임사의 3분기 합산 누적 영업이익은 786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110억원) 대비 40% 감소했다.

크래프톤과 더블유게임즈는 업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와중에도 이익 방어에 성공하며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크래프톤은 6037억원의 이익을 남기며 선두를 지켰다. 매출이 작년 수준을 유지한 데다 영업비용도 크게 늘지 않아 영업이익이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43.9%로 주요 게임사 중 가장 높았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조직 개편과 효율적인 인력 운영 및 광고선전비 집행을 통해 올해 목표였던 효율적인 비용 집행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작년(1323억원)보다 13.7% 증가한 1505억원의 이익을 공시하며 주요 게임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늘었다. 이는 매출이 6.7% 줄어든 가운데 거둔 성과로 영업이익률은 28.8%에서 35.1%로 6.3%포인트 상승했다.

더블유게임즈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마케팅 채널 효율화 작업을 지속해왔고, 이로 인해 관련 비용이 감소함으로써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마케팅 이외의 주요 비용은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5116억원에서 올해 1334억원의 이익을 기록하며 3위에 형성했다. 영업비용은 작년(1조5123억원)보다 20% 감소한 1조2087억원이었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배틀크러쉬', 'BSS', '프로젝트G' 등 다수의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올해 대비 마케팅비 증가가 예상된다. 홍원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마케팅 효율성 개선 노력을 변화경영위원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과거 대작 MMORPG를 출시했을 때처럼 마케팅비가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카카오게임즈는 604억원을 남기며 4위를 기록했다. 매출은 13.9% 줄고 영업비용은 2.8% 감소했다. 조혁민 CFO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의 이례적인 성장률에 맞춰졌던 인건비 및 조직 운영비용을 합리화하고 수익화 확대가 어려운 일부 사업의 철수 등을 통해,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경우에도 수익성과 성장성 간의 최적의 균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분기 펄어비스(-109억원)와 컴투스(-217억원)가 적자로 돌아서고 위메이드(-417억원)와 넷마블(-873억원)은 적자를 지속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3분기에는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의 신작 출시가 있었지만 신작 영향이 분기 전체에 완전히 반영되지는 않았다. 또한 출시 관련 초기 마케팅비 집행이 증가했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제한적이었다"며 "4분기에는 신작 출시가 예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전분기 대비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는 반면 3분기 출시 신작들의 실적이 온기반영 되는 만큼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매년 변동폭 있던 라이선스 매출이 5년간 매년 1000억원씩 안정적으로 발생할 수 있게 됐다"며 "또한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판타스틱4 베이스볼'과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 신작 게임을 연달아 출시하며 실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지난 3분기 별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0.9%, 영업이익 13.1% 증가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연결 기준으로도 게임 사업의 성장과 효율적인 비용 운영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게임을 비롯해 미디어 콘텐츠 등 신규 사업 부분의 성과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기준 넷마블은 608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며, 컴투스(35억원)와 펄어비스(465억원)도 흑자가 예상된다. 단, 펄어비스의 경우 신작 붉은사막의 개발 완료 시점이 기존 연말에서 소폭 연기됨에 따라 출시 시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흑자를 속단하기엔 이른 점이 있다.

증권가는 게임사 인건비 부담이 완화되는 중이며 구조조정 이후 수익성 개선을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 임희석 연구원은 "코로나 이후 게임사들을 짓눌렀던 인건비 부담이 대폭 완화되는 중"이라며 "시총 상위 6개사의 합산 인건비 전년대비(YoY) 성장률은 지난 4년간 20% 전후를 기록했으나 올해와 내년은 1%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해 3분기만 놓고 보면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인건비가 전분기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임 연구원은 "생성 AI 등장과 함께 개발자와 일러스트레이터의 임금 협상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부터 인력 감원과 저수익 사업부문 정리를 진행하며 구조조정에 나섰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게임사 11곳의 연결 인원 증감 추이는 지난 3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오 연구원은 "주요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진행이 예상되며, 2024년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