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TAT 통계플러스' 2023년 겨울호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에는 잡히지 않지만 가정에서 이루어졌던 무급 가사노동의 가치는 490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남성의 2.6배에 달했다. 다만 남겨 간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5일 통계개발원이 발간한 'KOSTAT 통계플러스 2023년 겨울호'에 실린 '무급 가사노동 가치의 세대 간 이전' 연구분석에 따르면 2019년 무급 가사노동의 가치는 490조9000억원으로, 명목 GDP 대비 가사노동가치의 비율은 25.5%였다. 남성·여성의 가사노동 가치는 각 134조9000억원·356조원이었는데, 여성이 생산한 가사노동 서비스가 남성보다 2.6배 많은 수준이었다.
가사노동을 돈으로 환산할 땐 어떤 기준으로 삼을까. 통계개발원은 "대체임금은 가사노동을 시장가치로 평가하기 위해 행동분류별로 적합한 직종별 시장임금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40대 여성이 음식 준비에 5시간을 사용했고 40대 여성 음식 관련 종사원의 평균임금이 2만원이라면, 가사노동으로 10만원의 가치를 생산한 것으로 본다. 행동분류별로 보면 가사노동 생산은 가정관리가 356조9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이었다.
다만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가 늘면서 여성의 가사노동 편중 현상은 개선되는 추세다. 20년 전인 1999년과 비교하면 노년층과 남자의 가사노동 생산 증가가 두드러진다는 게 통계개발원의 설명이다. 실제 남성의 생산 비중은 1999년 20.1%에서 2019년 27.5%까지 높아졌다.
◆…(자료 통계개발원)
1인당 가사노동 생산은 자녀 양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38세에 1691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감소하다가 퇴직 후에 다시 늘어나는 구조다. 통계개발원은 "퇴직 후에 시장을 통해서 구매하던 요리나 청소를 직접 수행하고, 손자녀를 돌보면서 다시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퇴직 후에 가사노동 생산이 다시 증가하는 경향은 여자보다 남자가 크다고 한다.
가족·가구원 돌보기로 126조7000억원의 생산 가치를 내는데, 주로 미성년 돌보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통계개발원의 분석에선 미성년 돌보기는 가구내 생산이 많으나, 50대 후반 이후엔 가구내 생산보다 가구간 생산이 더 많아진다. 통계개발원은 "자녀 양육을 주로 부모가 수행하지만, 함께 살지 않는 조부모의 도움도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2019년 현재, 유년층(0~14년)의 돌봄(105조7000억원)을 중심으로 131조6000억원을 소비했다. 노동연령층의 가사노동 소비 총액은 281조9000억원, 노년층은 77조4000억원이었다. 가정관리 소비는 노동연령층에서, 가족·가구원 돌보기 소비는 유년층에서 많았다.
1인당 가사노동 소비는 돌봄이 많이 필요한 0세에 3638만원으로 가장 많고, 성년이 되는 20세에 39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이후 완만하게 상승하면서 'L'자형의 모습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통계개발원)
통계개발원은 "가사노동의 소비와 생산의 차이에 의한 흑·적자로 가사노동의 이전이 일어난다"고 했다. 노동연층에선 128조1000억원, 노년층에서 3조5000억원이 유출된 가사노동 서비스는 유년층으로 유입되어 소비된다는 게 통계개발원의 설명이다. 가구내(함께 사는 가족)와 가구간(함께 살지 않는 가족)으로 구분하면, 노년층 가구내에선 적자 규모가 3000억원이나, 가구간엔 흑자 규모가 3조7000억원이다. 통계개발원은 "노년층은 함께 사는 가족에게 돌보믈 받는 수혜자이나 함께 살지 않는 손자녀에게는 돌봄 제공자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1인당 기준으로 가구내에선 노동연령층과 유년층 간 서비스가 이전되며, 가구간에선 조부모 연령(55~75세)에서 손자녀 연령(0~15세)으로 유출입이 발생한다. 유년층은 함께 사는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 조부모에게 돌봄 서비스를 받아 자라고 있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