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외·현장접수 배제 논란 커져
의료법, 진료 요청 받으면 거부 못 해
◆…서울 성북우리아이들병원에서 독감 및 외래진료를 받으려는 어린이와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다.2023.10.30 사진=연합뉴스
소아과 등 일부 의료기관에서 병원 예약 앱 '똑닥'을 통해서만 예약을 받는 것을 두고 불만이 속출하자 보건복지부(복지부)가 대응에 나섰다.
복지부는 8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특정 앱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예약된 진료 접수건 외에 진료를 거부하면 진료 거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나 조산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자격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이나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정했다.
지난 2017년 출시한 '똑닥'은 주변 병원의 위치를 알려주고 진료 예약을 도와주는 앱으로 누적 가입자 수만 10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부모의 '육아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다. 처음에는 무료였지만 올해 9월부터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유료로 전환해 매달 1000원을 내야 이용할 수 있다.
유료화 방침에 이용자 사이에서는 불만이 속출했지만 예약을 안 하면 현장에서 수 시간을 기다려야하는 불편함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료를 내고 있다.
디지털에 서툰 노년층은 더 심각하다. 현장 접수 대신 '똑닥'이나 인터넷으로만 진료 예약을 받는 병원이 늘면서 이들의 진료권 침해 문제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의료서비스가 가장 절실한 노인연령층은 어떻게 이용하라는 거냐", "유료화되더라도 비용을 공급자인 병원이 부담하는게 맞지 않나", "소아과 병원 똑닥으로 예약 다차서 현장접수하면 대기 기본 2시간 이상이고 영유아 검진은 무조건 똑닥이여서 짜증난다"는 등의 불만 섞인 게시글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복지부는 "환자의 진료 접근성이 특정 접수 방법으로만 제한되지 않도록 의료기관에 적극 안내하고 현장·전화 접수로도 공정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지도 감독해 달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