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출통제법 긴급조항 발동
의회 심사 길어질 가능성 우려
이스라엘 지지 입장 확고 방증
◆…가자지구 국경 근처에서 한 이스라엘 군인이 탱크 위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다. 2023.12.08 사진=로이터통신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무기수출통제법의 긴급조항을 발동해 의회 승인을 생략하고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하기로 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국무부가 8일 1억6650만 달러(2197억8000만원) 상당의 탱크용 포탄에 대한 무기수출통제법(Arms Export Control Act) 긴급조항을 발동해 이스라엘에 무기를 인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무부가 의회 승인 없이 긴급 조항을 발동해 중동 국가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직시인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무기 판매 절차는 무기수출통제법에 따라 국방부와 방위산업체가 수입국과 협상을 체결하고 이후 국무부와 의회 승인을 거쳐야 최종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 만약 긴급조항을 발동할 경우 의회 승인 없이도 무기를 판매할 수 있다.
앞서 이스라엘은 미 국무부에 5억 달러 규모의 메르카바 탱크용 포탄 4만5000발 판매 승인을 요청했으며 연방 하원은 탱크용 포탄 1만3000발에 대해 심사 중이었다.
국무부가 이례적으로 긴급 조항을 발동한 배경은 의회의 심사가 길어질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 상원의원이 그동안 가자 전쟁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해왔고 여당인 민주당 일부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서이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로이터에 "미국은 이스라엘 정부가 국제 인도법을 준수하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번 무기 판매 결정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 입장이 확고하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인권옹호자들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압박하려는 미 정부의 노력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이번 판매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국방부는 "시급하게 포탄을 지원해야 할 만큼 위급한 상황"이라며 "이번 무기 판매로 미국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