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사우디, 개최국 UAE에 화석연료 언급 삭제하라 압박”
해수면 상승 사모아·마셜군도 “이번 초안은 사형선고…서명 안 할 것”
◆…아랍에미리트 산업첨단기술부 장관이자 COP28 의장인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가 2023년 12월 11일 COP28에서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OP28 폐회를 하루 앞두고 나온 초안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제시하면서도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생략했다.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은 개최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기구(OPEC)의 실질적인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초안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언급을 삭제하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COP28 합의를 통한 화석 연료 폐기에 관한 약속은 비록 명확한 시기가 없더라도 연료 생산 경제가 의존하고 있는 수익성 있는 제품의 사용을 감축하려는 국가들의 정치적 의지를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표단은 전날 10일 당사국들이 에너지원을 고르고 선택할 것이 아니라 배출량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외신은 COP28에 참가한 190개가 넘는 국가 중 최소 100개국이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찬성하고 있는 반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 인도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이에 반대하며 당사국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총회에서 이산화탄소를 근본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해결책이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2016년 파리 기후협약(COP21)에 따라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자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지구 기온이 이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COP28의 개최 목표 및 핵심 안건은 화석 연료 제한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COP28 성공의 핵심 기준은 재앙적인 기후 변화를 피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합의가 나올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받는 태평양 사모아와 마셜 군도의 대표들은 이번 초안이 사실상 사형 영장이라고 비판했다.
마셜군도 대표단의 존 실크 대표는 "우리는 아무말 없이 수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사모아의 세드릭 슈스터 환경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화석 연료의 단계적 폐지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없는 문서에 서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합의문 초안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으며 유럽연합(EU) 측은 초안이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에 감사드린다"면서도 "화석연료 문제를 포함한 완화 부문도 실질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U 또한 "전체적으로 불충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여기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12일(현지시간) 새로운 초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당사국들이 이견이 큰 만큼 COP 정상회담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예정대로라면 UAE 두바이에서 열린 이번 COP28은 12일 저녁 7시(현지시간)에 막을 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