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00명 대상, 내년 소비지출 계획 물으니
'소비 축소' 52.3%…소득 3·5분위만 소비 늘듯
정책과제, 물가안정>금리인하>조세부담완화順
한경협, 2024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5명은 올해 대비 소비를 줄일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감소품목 1위는 여행·외식·숙박비였다. 사진은 명동거리의 식당가 모습.(사진 연합뉴스)
내년에도 고금리·고물가로 가계소비는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간 가계소비는 한국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해왔던 만큼, 소비회복 지연 전망은 경제성장에 찬물을 끼얹는 신호로 해석된다.
13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2024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과반(52.3%)은 내년 소비지출을 올해 대비 축소할 계획이다. 지난해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소비지출을 줄이겠다는 비중은 3.9%포인트 감소(2022년 56.2%→2023년 52.3%)했다.
내년 소비지출을 늘리겠다는 응답을 소득분위별로 살펴보면, 소득1분위(하위 20%) 35.5%, 소득2분위 42.6%, 소득3분위 52.1%, 소득4분위 47.9%, 소득5분위(상위 20%) 60.9%로 나타났다. 소득 3·5분위에서만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소리다. 지난해 조사결과 대비 소비지출 증가 폭이 가장 큰 계층은 소득5분위(12.9%포인트↑)였다.
내년 소비지출을 축소하는 주요 이유로 고물가 지속(43.5%)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다음은 실직·소득 감소 우려(13.1%), 세금 및 공과금 부담증가(10.1%), 자산 소득 및 기타소득 감소(9.0%) 등 순이었다. 품목별로는 여행·외식·숙박(20.6%), 여가·문화생활(14.9%), 의류·신발(13.7%) 등의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내년 소비지출을 증가시키는 주요 이유로 생활환경 및 가치관·의식 등 변화로 특정품목 수요 증가(22.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자료 한국경제인협회)
국민 10명 중 4~5명(45.7%) 가량은 내년 소비 여력이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답했고, 부족함(42.1%), 충분(12.2%)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부족한 소비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부업·아르바이트(42.2%), 예·적금 등 저축해지(22.2%), 주식 등 금융자산 매도(15.4%) 등을 꼽았다.
내년 경기 전망을 묻는 질문엔 '비슷함(46.5%)'의 비중이 가장 많았고, 악화(42.2%)를 꼽는 국민들도 적지 않았다. 개선은 11.3%에 불과했다. 소비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물가·환율 안정(43.6%), 금리 인하(16.1%),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완화(15.4%) 등을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과도한 부채부담과 고금리․고물가로 가계의 소비펀더멘털이 취약한 상황이어서, 내년에도 소비지출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면서 "금융부담 완화 노력과 함께 기업투자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확대로 가계의 소비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