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온실가스 50% 줄인 '지속 가능 항공유'에 세액공제
정유사, SAF 사업 진출에도 상용화 법적 근거 미비로 고충
◆…두바이 공항에서 한 직원이 에미레이트 항공 보잉에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AF)를 채우고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미국 정부가 항공업계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지속가능 항공유'에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에 항공유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내 정유업계에 타격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재무부와 국세청이 15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지속 가능한 항공유(SAF)'에 지급하는 세액공제 관련 세부 규정을 발표했다.
SAF는 화석연료가 아닌 바이오매스와 셀룰로스, 에탄올 등으로 만든 항공유다. 기존 항공유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므로 갇혀 있던 탄소를 배출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을 늘리는 반면 SAF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식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탄소 배출량을 최대 85%까지 줄일 수 있다. 기존 제트 연료와 최대 50%까지 혼합 사용 및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어 모든 항공기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IRA 법안은 올해부터 미국에서 SAF를 생산하거나 사용, 판매하는 납세자에게 세액공제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제외될 가능성이 있었던 에탄올 기반 항공유도 포함돼 향후 몇 년 내에 SAF 주요 공급 원료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연료용으로 옥수수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토지를 개간할 경우 오히려 지구온난화를 유발해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환경단체들의 지적이 있었다.
세액공제 금액은 석유로 만든 항공유에 비해 50% 이상 줄인 SAF 1갤런당 1.25∼1.75달러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실가스를 50% 줄이면 1갤런당 1.25달러를 보조금으로 받고 50%를 초과하는 감축량에 대해서는 1%포인트마다 0.01달러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항공유 대비 약 3배 정도 비싼 SAF 가격은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SAF는 현재 기존 항공유와 혼합해 사용되고 그 양도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항공 연료의 0.1% 미만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SAF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개발에 나서는 추세다.
국내 정유업체들도 바이오 연료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6년 울산에서 SAF 상업생산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GS칼텍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바이오원료 정제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3단계 바이오 사업 로드맵을 추진 중이며 에쓰오일은 해외 인프라를 활용한 원료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유사들의 적극적인 SAF 사업 진출과 달리 SAF 상용화 기반을 위한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다보니 선진국과 비교해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에 항공유를 대규모로 수출하는 국내 정유업계가 SAF 생산체제로 신속하게 전환하지 못할 경우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