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인 여친 아들, 2년 넘게 10차례 이상 성폭행
"남자끼리 비밀이니 엄마나 누나에겐 절대 말하지 말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키다리 아저씨의 비밀' 편. [사진=SBS]
평소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며 주변을 살뜰히 챙기던 60대 남성이 여자친구의 미성년 아들에 이어 90대 노모까지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지난 1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키다리 아저씨의 비밀'이라며 60대 남성 김 모씨의 추악한 성범죄를 공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김 씨는 2017년 친정어머니와 딸, 아들을 돌보며 살고있는 A 씨와 교제를 시작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웠던 A 씨가 돈을 벌러 미국으로 떠날 것을 고민하자 김 씨는 본인이 노모와 아이들을 돌봐주겠다고 나섰다.
이에 A 씨는 김 씨를 믿고 고마워하며 미국으로 출국했고, 주변 사람들도 A 씨에 대해 일제히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A 씨의 딸은 김 씨를 성폭행 혐의로 신고했다. 경찰에 A 씨의 딸은 김 씨가 당시 13살(만 11세)이었던 A 씨의 아들 B 군을 2년 넘게 10차례 이상 가족탕과 무인 모텔, 차 안 등에서 성폭행했다고 말했다.
김 씨가 아빠처럼 따르던 어린 B 군을 성폭행하고 "남자들끼리 비밀이니 엄마나 누나에겐 절대 말하지 말라"라고 말했다고 했다.
B 군보다 10살 많은 A 씨의 딸은 나날이 어두워지는 동생을 걱정하다가 B 군의 휴대전화에서 '동성애' 관련 내용을 발견하고 B 군을 추궁해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는 "사춘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소식을 들은 A 씨가 곧바로 전화해 "용서할 수 없다"고 항의하자, 김 씨는 "내가 죽일 놈"이라며 범행을 인정했다가 추후 진행된 경찰 진술에서는 "B 군이 먼저 유혹했다"는 식으로 입장을 바꿨다.
실제로 김 씨와 B 군이 나눈 메시지에서 B 군이 먼저 "보고싶다" "내일 만나요" 등의 내용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으나 B 군은 이에 대해 "저를 챙겨주려는 모습이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며 김 씨와의 연락이 끊어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 것으로 파악됐다.
김태경 서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이 사건은 그루밍과 친족 성폭행을 섞어놓은 것 같은 양상이다. 가해자들은 주변에 사람이 없고 폭로해도 믿어주지 않거나 아예 폭로 대상이 없는 아이를 표적으로 삼는다. 가해자의 입장에서 이 아이는 훌륭한 표적인 거다. 안타까운 건 아이가 폭로할 사람이 주변에 없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키다리 아저씨의 비밀' 편. [사진=SBS]
그러면서 "가장 힘든 건 제가 먼저 가해자를 유혹하면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본인이 먼저 그렇게 다가와서 꼬시듯 그런 행위를 해놓고는 뻔뻔하게 제 탓으로 돌리는게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범행에 대해 그간 주변에 말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로 인해 관계가 서먹해질까 봐"라고 답했다.
더 충격적인 건 김 씨의 범행이 A 씨의 90대 노모 C 씨에게도 행해졌다는 것이다.
A 씨는 '엄마한테도 그랬나'라며 아차 싶어 C 씨에게 물었더니 C 씨가 "그랬다"며 "목욕탕 안에서는 아니고 씻겨주고 침대에서 그랬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변을 잘 보지 못하는 노모를 손으로 도와주다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1년 반이 흐른 현재, 90대 C 씨는 세상을 떠났다. 이에 김 씨는 C 씨 사건 관련해서는 추가 기소되지는 않은 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