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트럼프, 권력 이양 방해 위해 폭력·불법행위 선동·장려해"
내년 3월 예비선거에만 적용…"다른 주 소송에 추진력 가할수도"
美헌법 조항에 따른 대통령 부적격 인물 판결 최초 사례
트럼프 캠프 "항소할 것"…보수성향 대법원, 판결 뒤집을 확률 높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의사당 난입사태와 관련해 내란을 선동하고 가담했기 때문에 내년 대선에서 콜로라도주(州) 경선에 출마할 수 없다고 미국 콜로라도 대법원이 판결했다.<사진 로이터>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콜로라도 대법원은 이날 4대3의 다수의견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방해하기 위해 폭력과 불법 행위를 선동하고 장려했다"며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2021년 1월 6일 의사당 공격을 '내란'이라고 판단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며 "트럼프가 여러 주에게서 공화당 관리들에게 결과를 바꾸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헌법 조항에 따라 대통령 부적격 인물로 판결된 최초의 대선 후보가 됐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법원의 대다수는 미국 헌법 수정안 제14조 3항에 따라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남북전쟁 이후 제정된 해당 조항은 반란에 가담하거나 지원할 경우 공직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 판결문은 "이에 따라 2024년 대통령 예비선거 투표용지에 트럼프의 이름을 기재할 수 없으며 트럼프에게 투표한 용지를 집계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번 판결이 내년 3월 5일 있을 공화당 예비선거에만 적용될 예정이지만, 나아가 11월 5일 있을 대통령 투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SJ은 콜로라도주에서 2회 연속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뽑은 만큼 이번 판결이 트럼프 측에 실존적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른 주에서 제기된 비슷한 소송에 추진력을 가하는 등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미 25개 주에서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 의사당 폭동과 관련한 트럼프의 행동을 이유로 그의 대통령 후보 자격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해 "다른 주의 법원들도 비슷한 판결을 고려하고 있다"라며 "또 다른 트럼프의 경선 불가 판결이 나올지 주목된다"라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캠프 측은 법원의 결정이 '비민주적'이라며 즉각 항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캠프 대변인은 "콜로라도 대법원은 오늘 완전히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며 "우리는 신속히 미국 대법원에 상고하고 동시에 매우 비민주적인 결정을 유예해 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연방 대법원은 6대 3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관 3명을 포함해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이 콜로라도주의 판결을 뒤집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를 가능하게 할 확률이 높다.
콜로라도 법원은 항소를 허용하기 위해 2024년 1월 4일까지 판결의 효력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