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비염·소화불량 한의원 첩약 시 건강보험 적용 확대되자 논란... 의료계 강력 반발

내년 4월부터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 알레르기 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 디스크)에 처방되는 첩약에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되면서 논란이 나오고 있다.

한방첩약 건강보험 적용은 한의계 숙원사업이지만 한의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올해 제2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기존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2026년까지 연장하고, 대상 질환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복지부는 2020년 11월부터 한의원에서 안면 신경마비, 뇌혈관질환 후유증, 월경통 환자에 처방하는 첩약에 건보를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첩약은 여러 한약재를 섞어 만든 탕약을 의미한다.

복지부는 내년 4월부터 기존 시범사업 대상 질환에 요추추간판탈출증, 알레르기 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등 세 가지를 추가하기로 했다.

대상 기관도 한의원에서 한방병원, 한방 진료과목을 운영하는 병원까지 확대했다.

또한, 급여 기준도 환자 1인당 연간 2가지 질환으로 10일씩 2회까지 처방받을 수 있도록 개선됐다.

질환별 첩약은 10일분씩 2회까지 처방받을 수 있으며 질환별로 연간 최대 20일이므로, 합치면 최대 40일까지다.

환자는 비용의 30%만 부담하면 된다. 기존 시범사업에서 본인부담률은 50%였는데, 이번 개편에서 법정 본인부담률 수준으로 낮췄다.

의료계는 이 사업 확대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일부 의료계 관계자는 한방 처방이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건강보험을 적용하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료계는 이 사업을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 후 실시해도 늦지 않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건보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반대하는 상황이다.

대한한약사회도 가세해 사업 대상을 한의사뿐 아니라 한약사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삭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의계도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두고 입장이 엇갈린다. 한방첩약 급여화는 대한한의사협회의 숙원 사업이나 한방 개원가에서는 시범사업의 수가가 너무 낮게 책정돼 있다고 불만을 표시한다.

한편 복지부 관계자는 "기존 시범사업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개편했다"며 "한의약 접근성을 강화해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 경감과 국민들의 건강 관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건보재정을 어떻게 얼마나 쓸지, 환자의 편익 등을 생각하기보다는 각각의 이익단체의 이해관계만 대변하고 있어 논란은 점점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