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7개 대형은행들이 2008년 운영리스크 고급측정법 도입을 앞두고 여러 가지 모형을 제시하고 있지만, 명확한 기준이 없고 손실 측정에 대한 자료가 불충분해 도입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17일간 운영리스크 고급측정법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형은행들을 대상으로 점검을 한 결과 대체적으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운영리스크 데이터관리시스템 구축, 관리체제 구축, 측정시스템 구축과 적합성 검증, 통제구조 확립, 관리시스템의 활용 등 5대 과제에 대해 점검을 실시한 결과 "은행별로 준비기간 또는 전행적인 지원 차이 등으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최소요건을 충족치 못하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은행들의 준비가 미흡하다고 평가한 것은 각 은행들의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며 "신BIS협약이 운영리스크 측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측정방법을 제기하기보다는 기본적인 원칙만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운영리스크가 최근에 도입되다보니 국제적으로도 운영리스크 측정모형의 기준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신용리스크의 경우 부도율, 부도시 손실율, 부도시 손실금액 등 값을 대입하면 정확한 수치가 나오지만, 운영리스크는 통계적으로 처리하기에는 손실발생 건수가 너무 적다"고 설명했다.
또 "통계적 기법 사용시 충분한 데이터가 없어 여러 가지 가정들을 대입하게 된다"며 "이러한 경우 리스크 값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왜 이러한 가정을 사용했는지에 대한 은행들의 설명이 부족하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금감원은 "국내은행들의 고급측정법 방법론은 신BIS협약 기본원칙을 대체적으로 준수한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국내은행은 통계적 기법을 적용하기 이해 56개 셀별로 최소한 10개 이상의 손실자료가 확보해야 하는데,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셀은 개별은행 차원에서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 "내부자료 부족 등으로 생성·평가에 담당자의 주관성 개입이 불가피한 시나리오 분석에 의존하는 등 은행들이 산출한 운영리스크 자본량의 적정성에 대한 판단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외국의 경우도 운영리스트 모형 도입에 있어 우리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오히려 한국의 운영리스크 모형에 관심을 갖고, 잘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상당수 대형은행들이 고급측정법 적용 연기 또는 포기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독일은행은 종전의 양적 방법론 위주에서 질적 방법론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이탈리아 등은 그 반대방향으로 추진하는 등 EU국가 은행들도 기존에 사용해온 운영리스크 측정방법론을 변경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의 경우도 한국과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일본은 2008년 5개 은행이 고급측정법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일본감독당국은 '고급측정법을 승인 받을 은행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고 금감원은 말했다.
금감원은 최근 "운영리스크 도입을 앞두고 여러차례 국제 컨퍼런스에 참여해 외국의 사례를 듣고 발표도하고 있다"며 "외국 전문가들이 오히려 한국의 운영리스크의 모형에 관심을 갖고 잘한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운영리스크 모형은 국제적 수준과 비교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지만 바젤Ⅱ의 국제적 수준에 비춰봐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은행들과 감독당국이 더욱 노력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