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70% 손실, 의료·통신 등 인프라 피해 심각
2차 세계대전 폭격받은 독일 드레스덴과 비견
역사상 강력한 보복 작전의 상위 25%에 해당
◆…자발리아 난민 캠프. 사진=로이터통신
이스라엘이 개전 이후 약 3만발에 가까운 폭탄 투하로 가자지역 주택 등 건물이 70% 넘게 파괴되는 등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최근 역사상 가장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7일 개전 이후 가자지구 주택 43만9000채 중 약 70%가 파괴됐으며 교회와 호텔, 쇼핑몰 등 도시 인프라 전반의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자지역 내 병원 36곳이 문을 닫았고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 70곳을 포함해 342개 학교도 이스라엘의 공격에 피해를 입었다.
세계은행(WB)은 이달 12일 기준, 의료시설의 77%를 비롯해 △공원·법원·도서관 등 공공시설 72% △통신 인프라의 68% △상업지구의 76%가 파괴되었으며 80만 명 이상이 돌아갈 집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이스라엘군이 개전 후 약 두 달동안 가자지구에 투하한 폭탄과 포탄 등 탄약을 총 2만9000개로 집계했다. 이는 미군이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이라크에 투하한 3678발의 8배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WSJ은 전쟁 중 미국이 이스라엘에 2000파운드(약 907㎏)급 '벙커 파괴용' 폭탄 최소 5500발을 지원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바 있다. 이 항공폭탄은 철근 콘크리트를 2m까지 관통할 수 있는 막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어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의 작전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전문가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을 받은 독일 드레스덴의 피해와 비견될 만큼 가자지구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뉴욕 시립대와 오레곤 주립대의 원격 감지 전문가들이 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자지구 북부의 건물 중 80%가 훼손되거나 파괴돼 드레스덴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로버트 페이프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는 "'가자'지구는 드레스덴 등 폭격을 받아 유명해진 다른 도시들과 함께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현재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보복 작전의 상위 25%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농경지도 20%가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고 허 인 오하이오주 켄트주립대 지리학과 조교수는 밝혔다.
◆…가자지구 남부 라파. 사진=로이터통신
전문가들은 전쟁 후 재건 작업에만 수십 년이 걸려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호단체 '쉘터 클러스터'는 전쟁 끝난 후 불발탄 제거 등 잔해를 치우는 데에만 최소 1년이 걸리고, 주택 재건에는 7~1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임시 거처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제외하고도 약 35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영국 킹스턴대의 재개발 전문가인 캐럴라인 샌더는 "최적의 조건에서도 (가자지구 재건에)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계 영국인 건축가 에얄 와이즈먼은 "지하터널을 공격하면 물, 가스, 하수 등 땅속을 통과하는 모든 인프라가 파괴되기 때문에 재건하려면 전체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가자지역은 이제 더 이상 살기 좋은 도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