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이 대표에 '현애살수'로 고민할 시간 여유 주겠다"
"이재명의 민주당·사당화 버릴 생각 없어 보여"
이낙연 신당 합류 가능성 "없거나 아주 낮다"
◆…지난 12월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 민주당 혁신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윤영찬.[사진=연합뉴스]
당내 혁신계를 표방하는 '원칙과 상식'의 소속인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에게 이번 주 중 최후통첩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낙연 신당' 합류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2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저희가 (지난 12월) 31일까지 통합 비대위로 전환하라고 요구했었고, 이낙연 전 대표도 통합 비대위만이 지금 해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본인은 '탈당하고 신당으로 간다' 말씀을 남겼다. 저희는 아마 내일 정도 모여서 얘기를 깊이 나눠보고 최후통첩을 해보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최후통첩을 통해 마지막 현애살수(縣崖撒手, 벼랑 끝에서 움켜쥔 손을 놓는다)의 심정으로 손을 놓을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인가라고 하는 것을 이재명 대표가 고민해보라는 시간적 여유를 줄까 싶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통합 방향을 논의했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나, 사실상 결별 단계로 접어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의원은 "현재까지 (이 대표는) 전혀 변화가 없어 보인다. 결국 이재명의 민주당, 이재명의 사당화를 위한 생각을 전혀 버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많이 나왔지만 국민의힘에 비해 민주당 지지도가 떨어지고, 대선 후보 선호도도 한동훈 비대위원장보다 뒤지는 결과들이 나왔다"며 "그 급격한 민심의 변화에 대해서 언제까지 둔감할 것인가, '나는 몰라', '눈 감을 거야', '이재명 사당화가 더 중요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특히 "국민의 신뢰도가 최저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고 혁신하면서 '이제는 진짜 민주당이 변했구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 모습의 정점이 결국 당대표의 얼굴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의 결단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김기현 전 대표를 뽑았지만 몇 개월 후 한동훈 비대위원장으로 바꾼 것을 짚으며 "새로운 변화의 혁신의 모습을 심어주기 위한 것인데, 잘될 지 못될 것인지 둘째 문제"라며 "민주당에선 아무런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이 대표의 사당화를 위해서만 치달아간다"고 비판했다.
최후통첩 내용과 향후 행보에 대해선 "불출마부터 탈당까지 아니면 신당까지 고려하는 여러 가지 선택지들이 있는데, 이번에 최후통첩은 아직 완성하지 않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정치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어떤 판단이 가장 좋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근본적으로 하고 있다. '원칙과 상식' 의원들은 모두 마음을 비웠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 목적이 돼버리면 또 '정치 자영업자'처럼 보일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마음을 비운 상태에서 대한민국의 올바른 정치를 복원하는 데 어떤 방안이 가장 좋을 것인가 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오늘 정도에는 고민을 끝내야 할 시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총선 불출마, 탈당 어느 쪽에 더 마음이 기우는지 묻자 "1시간마다 한 번씩 생각들이 바뀐다. 핵심당원들은 절대로 불출마는 하지 마라, 이원욱이 싸워온, 좋은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대해 전폭 지지하는데 왜 불출마냐라고 한다"며 "제일 바람직한 것은 남아 싸워서 민주당 틀에서 이기는 것이고, 안 된다면 무소속이나 신당도 있지만 결국 '출마하라'는 핵심당원들의 요구가 많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낙연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없거나 아주 낮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이 전 대표께서 추구하는 가치, 신당의 가치가 뭔지 모르겠다"며 "이재명 대표가 싫어서 하는 이런 생각들이 보이는데 국민들이 볼 때는 또 하나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이 아닌가, 이런 느낌이 강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합류)한다라고 하면 그런 가치의 문제를 어떻게 일체화시킬 것인가. 대한민국의 미래 희망의 비전을 어떻게 찾아볼 것인가 하는 이런 것들이 중요해 보인다"며 "그건 탈당 안 해도 할 수 있는 문제다. 가치의 문제에 대한 고민들을 이준석 신당 문제를 포함해 정당, 시민단체, 시민단체의 많은 분들과 대화를 나눠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 일정을 소화하던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으로부터 흉기로 습격을 당했다.
왼쪽 목 부위를 공격당한 이 대표는 피를 흘린 채 쓰러졌고, 사건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 현재 외상 담당 의료진으로부터 응급 검사를 받고 있으며, 검사 결과에 따라 수술 등 후속 진료를 받을 예정이다.
민주당은 오는 3일 이 대표 피습 관련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이재명 대표의 상태와 당 운영 관련한 사항들은 지도부와 신속하게 파악 및 협의해 내일 의총에서 보고드리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