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김재훈 교수 "당시 이 대표 서울 전원 반대했다"
부산시의사회 "지역의료계, 의료전달체계 무시한 민주당 규탄"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 흉기 피습 직후 직접 응급조치한 부산대병원 외상외과 김재훈 교수는 "당시 이 대표의 서울 전원을 반대했다"고 4일 JTBC 등 복수의 언론 보도에서 밝혔다.
김 교수는 "내경정맥에 손상이 있겠구나'라고 거의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수술 준비를 했고, 보호자 분의 동의를 얻어야 되니까 연락을 좀 해달라고 했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 수술을 집도한 서울대병원 민승기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4일 브리핑을 통해 서울대병원에서 수술하게 된 경위에 대해 밝힌 바 있다.
민 교수는 "속목정맥이나 목동맥의 혈관 재건술은 난이도가 높은 수술로, 그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이고,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그래서 우리는 부산대병원의 전원 요청을 받아들였고, 저희가 중환자실과 수술실을 준비하고 정해진 대로 수술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 당시 부산대 권역외상센터장과 당시 서울대병원의 응급의료센터 당직 교수, 외상센터 당직 교수와 연락이 돼서 이 대표의 이송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서울대병원 브리핑 내용과 관련해 김 교수는 "혈관 손상이 있어 (경과를) 예측하지 못 하는 상황이었고, 혈전이 없으면 떨어져 나가서 갑작스럽게 대량 출혈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술해야 했다"면서 "제가 (이재명 대표 측에) 그 부분에 대해 설명을 드렸다. 그래서 이송을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종 이송 결정이 내려지게 된 데 대해 "환자분의 의식이 명료하고 보호자도 이미 연락도 가능하고, 이렇게 되는 경우에는 이송을 하겠다는데 저희들이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인 김영대 교수는 "우리가 먼저 서울대병원에 전원 요청을 하지 않았다"며 "그때 내가 환자 상황을 설명하고, 수술 가능 여부를 확인한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수술을 준비하던 권역외상센터 소속의 한 교수는 '우리가 합시다'라고 했지만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 입장도 이해됐기 때문에 센터장인 내 의견에 따라 전원이 결정됐다"고 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4년 연속 A등급을 받는 최고 수준의 외상치료 최종의료기관이다.
부산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최종의료기관"이라며 "이곳에서 헬기를 타고 다른 병원으로 이동한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술을 집도할 의사가 다른 수술 중이거나, 세미나 등 다른 일정으로 인해 치료하지 못할 상황이 아니라면, 병원 측에서 먼저 다른 병원에 전원을 요청하는 일은 없다"며 "이마저도 수술할 집도의가 한 명만 있는 것도 아니고, 매우 드문 일"이라고 했다.
한편 지역 의료계는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 것을 두고 지역의료에 대한 불신을 키운 것은 물론 의료전달체계를 무시했다며 반발했다.
부산시의사회는 4일 성명을 통해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 버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한다"며 민주당이 지역 시민과 의료인들에게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 해야 했다"면서 "이것이 국가 외상 응급의료 체계이며, 전 국민이 준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라고 했다.
이어 "정청래 최고위원은 '잘하는 병원에서 해야 할 것 같다'고 하며 의료기관을 서열화하고, 지방과 수도권을 갈라치기 했다"면서 "이러고도 민주당이 지방 의료 붕괴와 필수 의료 부족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