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임중 "EU 공격받더라도 절대 돕지 않겠다…나토 탈퇴" 경고

EU 집행위원, 2020년 다보스포럼 비공개회의 발언 공개

EU 집행위원장 앞에서 "나토는 죽었고 우리는 탈퇴할 것"

폴리티코 "트럼프, 모든 방향 선회할 것…EU 내 두려움 확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게 EU가 군사적 공격을 받더라고 미국이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10일(현지시간)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티에리 브르통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의 비공개회의 중 우르줄로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면전에 "유럽이 공격받더라도 우리가 결코 돕거나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기구)는 죽었고 우리는 떠날 것이다"라며 "우리는 나토를 탈퇴할 것"이라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도 "2024년,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트럼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할 경우 미국이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모든 국가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라는 NATO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트럼프가 미국이 유럽에 군사력과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이익이 되지 않는 거래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시 비공개회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독일인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겨냥해 "당신 독일인들은 방위비를 지급하지 않아 나에게 4,000억 달러를 빚졌다"라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르통 위원은 폴리티코에 "우리에게 그것은 큰 경종이었고 이제 그(트럼프)가 돌아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우리는 어느때보다 스스로 독립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도 대비할 수 있도록 NATO 기둥을 키우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폴리티코는 EU 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지난해 10월 자 보도를 통해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지원부터 지정학적 갈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향을 선회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EU 협상가들은 이미 겁에 질려 있다"고 전했다.

오는 15일에는 올해 미 대선의 공화당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전당대회가 열린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내 독보적인 지지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음에 따라 이번 대선 또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