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유조선 나포"…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
"유가 두 배 뛸 수도"…홍해 긴장보다 큰 타격
美CPI 상승률 예상치 상회…3월 금리인하 기대 위축
◆…이란이 오만만에서 미국 유조선을 나포했다고 밝힌 가운데 11일(현지시간) 중동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유가가 1% 상승했다.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0.8%(61센트) 올라 배럴당 77.41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0.9%(65센트) 상승해 배럴당 72.02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오만만에서 이란 해군이 미 유조선을 나포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두 유종 모두 장 초반 2달러 이상 상승했지만,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수입을 줄일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제한됐다.
이란 반관영 매체 IRNA 통신은 이날 "이란 해군이 법원 명령에 따라 오만해 해역에서 미국 유조선을 나포했다"며 "이는 유조선이 저지른 위법 행위와 미국의 이란 석유 절도에 대한 보복"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홍해에 이어 중동 석유의 주요 반출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차질이 생길 경우, 홍해 긴장보다 더 큰 타격이 에너지 시장에 가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석유 연구 책임자 댄 스트루이벤은 호르무즈 해협의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두 배로 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번 주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의 상업용 선박을 겨냥한 역대 최대 규모 공격을 강행한 가운데 미국과 영국은 공격이 지속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후티 반군에 공습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지역 내 안보 상황 악화로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화물량이 급감하면서 2023년 11월부터 12월까지 세계 무역량은 1.3% 감소했다.
한편 이날 미 노동부는 12월 CPI 상승률이 3.4%라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3.2%를 웃도는 수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3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위축되고 있다.
에너지컨설팅업체 겔버앤어소시에이츠는 "현재 예상되는 금리인하 일정이 지연되면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원유 가격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소비자 차입 비용이 줄어들어 경제 성장과 석유 수요가 늘어난다.
또한 이날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 중국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공식판매가격(OSP)을 대폭 인하했음에도 불구, 2월 원유 수입을 줄여달라고 요청하면서 수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