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당, 창당 38년만 12년 연속 집권 성공
전문가, 양안 및 미중 긴장 관계 고조 전망
중국, 관세 감면 중단 등 경제 제재 나설 듯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좌)과 러닝메이트인 부총통 당선자 샤오메이친. 사진=로이터통신
친미·독립 성향을 띠고 있는 민진당이 대만 역사상 3연속 집권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중국의 노골적인 위협에도 불구하고 대만 국민들은 라이칭더 후보를 선택해 양안 관계는 물론 미중 관계에도 험로가 예상된다.
13일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와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총통 선거는 라이칭더 후보가 558만3974표를 얻어 득표율 40.0%로 당선됐다. 제1야당인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는 466만8068표(득표율 33.4%)로 2위에 머물렀으며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는 약 368만8943표(26.4%)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허우유이 후보는 선거 유세 기간 중 한때 라이칭더 후보와 지지율 동률을 기록하면서 선전했지만 개표가 시작한 이후부터 라이칭더 당선인과의 득표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아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이번 선거의 승리로 민진당은 창당 38년 만에 '12년 연속 집권'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라이칭더 당선인은 당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대만 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의지를 세계에 보여줬으며 중국도 이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중화민국의 헌정체제에 따라 양안관계의 현상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봉쇄 대신 교류를, 대결보다는 대화를 사용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CNN은 대만 국민들이 중국의 경제적 제재나 군사적 위협에도 사실상 주권 국가라는 민진당의 견해를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이번 선거 결과가 대만의 '주류 여론'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이날 중국 관영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라이칭더의 40% 득표율은 대만의 주류 민의를 대변할 수 없음을 부여준다"며 "대만 문제 해결과 국가 통일 달성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일관되고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다"라고 주장했다.
라이칭더 후보 당선으로 양안을 둘러싼 긴장감은 물론 패권 경쟁을 벌여온 미국과 중국의 긴장 관계도 한층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은 이번 선거를 전쟁과 평화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하고 있으며 대만이 독립을 추진하려는 시도는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진핑이 '트러블메이커'라고 부른 지도자를 대만은 선출했다"며 "민진당의 3연임으로 미중 두 강대국 사이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 대만 해협의 충돌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가들은 중국이 라이칭더 승리에 대해 긴장을 고조할 수 있는 대규모 훈련으로 대응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국립대학 동아시아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치 동타오 박사는 선거 직전 대만중앙통신 CNA에 "라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중국은 그가 취임사에서 급진적인 조치를 발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사적, 경제적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이 관세 감면 중단, 특정 제품 수입 중단 등 보다 더 강력한 경제 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대만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 인하 유예 계획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누리집을 통해 "대만산 농수산물과 기계류, 자동차 부품, 섬유 등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하는 추가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상하이 푸단대학의 우신보 교수는 로이터에 "중국은 대만의 상황을 주도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한 가지 수단이 아닌 다양한 수단을 통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