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왜곡 주체가 총리실과 수사당국, 정부기관이라는 사실"
"출혈 현장 경찰서장 지시로 청소…명백한 증거인멸"
"총리실, 보고받은 문자로 해명했으나 '대테러상황실'이 발송한 문자"
"사건 현장 통제·지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구급차 출동 요구에 경찰차 이송 제안도"
국민권익위, 이재명 응급 헬기 부정 청탁·특혜 제공 여부 조사 착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퇴원하며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택에서 당분간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습격 사건과 관련해 국무총리실 대테러상황실을 비롯한 정부 당국이 사건을 축소·왜곡하려 했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당시 사건 현장을 경찰이 수습한 데 대해서는 증거인멸이라며 사건의 명확한 진상 규명과 피의자 신상 공개를 촉구했다.
전현희 정치테러대책위원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대책위 4차 회의에서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신상도 당적도 비공개, 그런데 비공개 이유도 비공개. 야당 대표에 대한 끔찍한 암살 미수 테러 사건에 대해 정부와 수사당국에 의한 축소·왜곡 정황이 팩트와 증거로 드러나고 있다"며 "더 충격적인 것은 축소·왜곡하려는 그 주체가 총리실과 수사당국, 정부기관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진상 규명과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 현장을 보존하지 않고 출혈 현장을 경찰서장 지시로 청소했다고 한다"며 "명백한 증거인멸이고 당시 국무총리실 대테러종합상황실의 '출혈량이 적다'는 문자 내용과 부합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나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리실의 문자 유포가 국무총리나 용산에 보고된 것인지 묻는다. 문자 유포의 작성자와 지시자는 누구인지 묻는다"며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 테러를 축소하고 왜곡하고 가짜뉴스를 조장하는 기획자는 과연 누구냐"고 따져 물었다.
전 위원장은 "사건 초기 소방 보고에는 '목 부위 1.5cm 열상'으로만 적혀 있다. 대테러상황실의 문자는 소방 1보와 차이가 난다. 사건의 실체는 소방도 달랐지만, 소방의 축소된 실체를 대테러상황실에서 무슨 의도로 더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5cm가 1cm로 바뀌었고 '경상'이라는 용어가 추가됐다. 또 '출혈량이 적은 상태'라고 기재됐다"며 "언론에서 보도됐던 흉기가 '과도'라는 표현으로 순화됐다. 그날 언론에는 1cm라는 키워드로 이 대표를 조롱하는 인터넷 댓글이 1만개 이상 달렸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이렇게 축소 작성한 작성자는 누구이며, 지시자는 누구인지, 이것을 배포한 지시자는 누구인지 여기에 대한 명백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리실은 보고받은 문자라고 해명하며 책임을 회피했는데, 문자는 대테러실이 발송한 문자"라며 "발송한 문자를 보고받은 문자라고 공문서에 적시하는 것은 허위 공문서 작성죄 성립 소지가 매우 높다. 책임자도 직권남용죄가 성립할 소지가 매우 높다"고 했다.
■ "사건 현장 통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구급차 출동 요구에 경찰차 이송 제안도"
◆…1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 피습 관련 영상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김지호 당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은 "안전한 응급 처치를 위해 경찰에 사람의 접근을 막고 공간을 확보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현장 통제 및 지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수의 경찰이 관망하는 사이 군중에 의해 이재명 대표 다리가 밟히고 피 흘리는 모습에 대한 사진, 영상 촬영이 이어지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됐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이 대표에게 대량 출혈로 보이는 증후가 포착돼 경찰관에게 의료지식 있는 응급관계자의 조언을 구하고 응급차 도착 시간 및 응급 전문가와의 전화 연결을 요청했으나 누구 하나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신속한 구급차 출동 요구에 경찰 관계자가 구급차가 아닌 경찰차로 이 대표를 이송하겠다고 답했다며, 이에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경찰의 이해할 수 없으리만큼 미숙한 대응은 사건 이후에도 이어졌다. 경찰은 환자의 핏자국이 남는 증거 현장을 사건발생 37분 전후에 깨끗이 물 청소해버렸다. 명백한 증거 현장 훼손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시설물 관리자도 아닌 경찰이 왜 현장 물청소를 했으며 사건현장 지휘 제대로 못하던 경찰이 갑자기 누구의 지시로 범행 현장을 훼손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며 "야당 대표의 중요한 행사였기에 현장 영상이 남아있었으니 망정이지 일반 국민의 범죄 현장이었다면 꼼짝없이 증거가 인멸됐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지휘 통제 과정의 문제점, 증거 훼손에 대한 진상 파악을 포함해 응급 구조에 대한 지식도 훈련도 사전 준비도 부재했던 제도적 문제까지 자체 감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더해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당대표 정치테러 은폐수사 규탄대회'를 열고 수사 당국이 전면 재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이재명 대표가 치료를 위해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헬기를 이용해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 사항과 관련 부정 청탁과 특혜 제공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여러 건의 신고가 접수돼 조사에 착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