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전세대출 DSR 적용 급격히 도입 안해...점진적 추진"

김주현 위원장 "국민 주거 파이낸싱 행태 크게 변하지 않은 상태"

"저금리 시대 지나면서 나라가 온통 빚…적정 관리 필요 누구나 공감"

내달 26일 스트레스 DSR 도입...6월 은행권 신용대출·2금융권 주담대 확대

금융당국이 전세자금 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편입 적용을 추진하며 가계부채 관리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DSR 제도 예외 대상인 전세자금 대출의 편입을 추진하지만 서민들의 주거 안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확대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 민생토론회 사후브리핑에서 "국민의 주거 파이낸싱(대출) 행태가 아직도 크게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격하게 도입하면 이용하시는 분들 중 상대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들을 급격하게 어렵게 만들면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가능한 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점진적으로 추진하되,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최우선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금융위는 대통령실이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개최한 네 번째 민생 토론회에 참석해 해당 내용을 담은 '2024년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DSR 적용 예외 범위에 들어있는 전세대출에도 DSR을 적용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금융위는 차주의 주거 안전성을 고려해 우선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추가로 전세대출을 받은 경우 이자 상환분만 DSR에 포함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DSR 확대 적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저금리 시대를 지나면서 우리나라가 온통 빚으로 쌓여있는 상태인데 이를 적정히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방향"이라며 "DSR 규제를 통해 상식적으로 갚을 수 있는 범위에서 빚을 관리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DSR 확대 적용을) 갑자기 하게 되면 분명히 충격이 있다"면서 "가계대출 관리 전반적인 추이를 보면서 국민들한테 피해주는 것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했다.

내달 26일부터 스트레스 DSR 제도가 도입된다. 우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한 뒤 6월 은행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로 확대된다. 금융위는 연내 전 금융권의 모든 대출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차주의 금리변동 리스크 경감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주택금융공사(HF)에서 수행하는 가계부채 질적개선 역할(적격대출)을 민간 금융회사 스스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차주의 금리변동 리스크 경감에 대한 체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금융위 올해 업무추진 계획에 따르면,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에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지표) 예상치인 2.2% 이내로 관리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2년 104.5%에서 2023년 100.8%로 완화된 상황이지만 선제적인 관리를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를 위해 대출 증가 속도가 과도한 금융회사 등에 대해서는 개별 관리 방안을 협의하는 등 밀착관리에 나서고, 금융위·국토부·기재부·금감원 등이 모인 범(凡)정부차원의 주택금융협의체도 구성해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