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월러 이사 "금리인하, 서두를 필요 없다"…3월 인하 기대에 '찬물'

SK증권 "3월 인하도, 2분기 시작 가능성도 높지 않아"

KB증권 "연준 금리인하 시점 하반기에나 단행될 가능성 높아"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의 "기준금리 인하를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은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시작하고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1.5%포인트(p)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월러 연준 이사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한 연설에서 "연준은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눈에 띄는 거리 내에 있지만 연준 총재는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 확실한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서둘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 않는 한 올해 금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이전의 많은 사이클에서 인하가 신속하고 큰 폭으로 이뤄졌다면 이번 사이클에서는 과거처럼 빠르게 움직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금리인하가 언제 시작되든 연준이 경제 충격이나 경기침체를 구제하려고 할 때 사용되는 대규모의 빠른 인하가 아니라 '체계적이고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겪게 될 최악의 상황은 금리인하 후 물가가 반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가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기 위해서는 향후 데이터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러의 발언은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시작하고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1.5%포인트(p)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반(反)하는 역할을 했다.

골드만삭스는 금리인하 시기가 그들 전망인 3월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방기금선물시장에 반영된 5월 금리인하 가능성도 기존 77%에서 65.6%까지 하락했다. 미 국채 10년 금리는 4.05%까지 상승했고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SK증권 강재현 연구원은 "월러 이사 언급대로 지금 상태로는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만약 (금리)인하를 정말 해야 한다면 그건 자금시장이든 경제든 큰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그게 자금시장 때문이라면 인하 전 자금 스퀴즈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증시가 흔들릴 수 있다. 이후 2019년과 같이 인하 시작이 증시 랠리를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일까지 미국 3월 인하 시작 기대가 77%에 달했지만 64.2%로 낮아졌다. 월러 이사 발언이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플레이션 지표들을 보면 3월 인하는 어렵고 2분기 시작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부연했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늦어도 1월 FOMC에서 3월 금리인하 유무가 확인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근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고려하면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은 하반기에나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