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일하는 근본 없는 조직이 파격 만들어 내"
'충TV' 성공 이유로 'B급 감성', '부족한 예산' 꼽아
◆…충북 충주시 홍보맨이 만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패러디 동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충TV'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패러디한 '충주시 이재용' 동영상이 게시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조회수 70만회에 달했다.
지난달 6일 윤석열 대통령과 부산 국제시장을 찾은 이재용 회장의 '쉿' 포즈를 따라해 만든 해당 동영상은 21일 기준 2만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B급 감성을 활용한 영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충북 충주시 홍보담당 김선태 주무관은 윤 대통령이 혁신 사례로 거론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앞서 지난 9일 윤 대통령은 "충주시 홍보를 맡은 젊은 주무관은 '충TV'라는 유튜브를 만들어 참신하고 재미있게 정책홍보를 해 구독자가 충주 인구의 두 배를 넘어섰다"며 국무회의 석상에서 김 주무관을 언급한 바 있다.
김 주무관이 제작한 '공무원 관짝춤' 영상과 '한번 삶은 황제성' 영상은 각각 946만회와 534만회를 기록해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밖에도 '홍보맨 슬릭백' '공무원 폭력성 실험' '홍보맨이 찍은 뉴진스 'ETA' 등도 20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김 주무관은 지난 2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충TV'가 성공한 이유로 'B급 감성'과 '부족한 예산'을 꼽았다.
김 주무관은 "평범한 공무원이 예산·인력도 없는데 시장님이 시켜서 '하기 싫은데 왜 시키냐' 궁시렁거리며 억지로 하는 게 저희 채널 콘셉트"라며 "다룰 수 있는 편집 툴도 없고 포토샵도 못하다보니 그냥 B급 저퀄리티로 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공이 많아지면 산으로 가는 경우가 있어 혼자 일하는 것이 자신의 스타일이라며 "기획부터 출연, 편집까지 혼자 하다 보니 좀 더 효과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너무 정형화돼 있으면 힘들었을텐데 근본 없는 조직이 파격을 만들어낸 것 같다"며 "시장님이 '네 마음대로 해 봐라'라고 아예 열어주셔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유리한 환경이었다"고 귀띔했다.
◆…충북 충주시 홍보담당 김선태 주무관 사진='박재홍의 한판승부' 캡처
시장님의 지시로 유튜브 채널 '충TV'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는 김 주무관은 "다른 지자체 유튜브를 다 살펴봤었는데 조회수가 너무 안 나와서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며 "'나는 조금만 다르게 시도를 하면 성공할 텐데'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사실 제 타깃은 시민들 보라고 만든 게 아니라 위에 팀장님, 과장님을 겨냥해 만든 것"이라며 "그 두 분 결재를 통과해야 업로드가 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하수과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고충을 전달하기 위해 만든 '하수처리장 먹방' 동영상에 대해 질문하자 "굉장히 잘 된 영상이기는 한데 '좀 더럽다. 비위 상한다' 이런 의견들이 있었다"며 "좀 억울한 게 저희 하수과 공무원들이 진짜 여기서 식사를 한다. 냄새가 심하게 나지 않는다는 것을 홍보하고 싶었던 건데 너무 더럽게만 보셔서 그게 가슴 아팠다"고 속상해했다.
김 주무관은 유튜브 제작에 대한 꿀팁도 공개했다. 그는 "너무 재미있게만 하려고 영상 내용과 관련 없는데 억지로 만드는 경우가 있다"면서 "섬네일 구상 후 영상을 만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