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명세 미통보·복수 증권사 및 계좌 이용·미신고 계좌서 공모주 매도 등
금감원 8명, 거래소 39명 등...과태료 부과 및 징계 검토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열린 20차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금감원 직원 8명에게 매매 제한 위반으로 과태료 1370만원을 부과했다. 1인당 부과 과태료는 100만~450만원 수준이다.
자본시장법은 불공정행위나 이해 상충 방지를 위해 금융회사 임직원에게 매매 관련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 규정은 금감원에도 적용되는데, 법에 따라 본인 명의 계좌 1개로만 매매해야 하고, 분기별로 주식 거래현황을 보고해야 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금감원 직원 A씨 등 6명은 분기별 매매 명세를 통지하지 않았다. B씨 등 2명은 복수의 증권사와 계좌를 이용해 매매했다.
B씨의 경우 전산 장애를 이유로 공모주 청약을 받은 계좌에서 매매 신고 계좌로 이체하지 못한 채 곧바로 매도하게 됐다고 해명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련 의사록에 따르면 한 증선위원은 "공모주 청약이 국민적인 재테크가 된 것은 맞지만 금융당국 직원이 매번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것이 그렇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지적했다.
이어 B씨의 변명에 대해선 "전산장애가 있었으면 천천히 팔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금감원 등 소속 직원들이 이렇게 규정을 위반한 경우 자본시장법에 따라 과태료 부과 처분 외에 사안이 중대할 경우 기관 자체 징계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측은 징계 절차는 점검을 마친 다음에 증선위 및 금융위에 조치안을 상정하고, 그 과정에서 고의성이나 위반 동기가 확정되면 추후 징계를 하도록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증선위는 금융투자상품 매매 관련 규정을 위반한 한국거래소 임직원 39명에게도 과태료 6290만원을 부과했다.
이들 역시 소속 기관에 신고한 계좌 이외에 미신고 계좌나 자녀 계좌 등으로 거래했다가 적발됐다. 신고 계좌 이외에 공모주 청약 계좌에서 바로 매도한 사례들도 포함됐다.
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단순 착오로 신고가 지연되거나 누락된 사안"이라며 "시스템 보완과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