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주주가치 제고 지원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운용"

김주현 금융위원장·이복현 금감원장, 증권업계와 간담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증시 저평가 해소 목적...2월 중 세부내용 발표

증시 수요기반 확충 위한 금투세 폐지·ISA 세제지원 강화

이복현 "리스크관리 실패 시 증권사와 경영진 엄중·합당한 책임 물을 것"

이를 위해 '증시 수요기반 유지·확충을 위한 세제개편', '소액주주 권익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지배주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방지를 위한 자사주 제도개선' 등 규제 해소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증권업계 및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한 거래소·상장사 역할과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의 증권사 역할을 강조하면서 이 같이 언급했다.

이번 간담회는 국민 자산형성 지원을 위한 증권업계의 역할과 증권업계의 신뢰제고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금융투자협회 2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정구용 한국상장사협의회 부회장, 코스닥협회 부회장 및 10개 증권사(국내 KB·NH투자·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DB투자·대신·신영증권, 외국계 모간스탠리·제이피모간) 대표가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글로벌 거시경제·금융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우리 경제는 부채와 저성장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에, 많은 국민들이 자본시장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성장을 주도할 혁신기업에 대한 지원으로 경제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국민 자산형성의 사다리로서 자본시장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간 정부는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크게 3가지 방향의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음을 설명했다.

그는 "혁신기업 지원을 통해 경제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국민 자산형성의 사다리로서 자본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그간 '일반주주 이익 보호', '국제적 정합성 제고', '불공정거래 대응 강화' 3가지 방향의 제도개선을 일관성 있게 꾸준히 추진해 왔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정부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ISA 지원 강화 등 증시 수요기반 유지·확충을 위한 세제개편 ▲우리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선 기업지배구조 개선 ▲증권사의 기업금융 역할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등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ISA 지원 강화 등 증시 수요기반 유지·확충을 위한 세제개편과 함께, 이사의 책임 강화, 주총 내실화 등 소액주주의 권익 개선을 위해 회사법 체계의 근간인 상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또한, 인적분할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 금지 등 지배주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도 방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기업에 대해선 "주요국 대비 현저히 낮은 PBR 등 우리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선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기업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상당 수 있다"고 평가한 뒤, "이에,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독려·지원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의 이사회가 스스로 기업가치(PBR·ROE 등)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 설명·소통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주요 내용은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PBR·ROE 등)를 시가총액·업종별로 비교공시 ▲상장사들에게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ETF 도입 등이며 올해 2월 중 발표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혁신기업과 국민 자산형성 지원 강화를 위한 자본 시장의 체질 개선에는 증권사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2013년 종투사 제도를 도입하고, 이어 2016년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제도개선 등을 추진해 왔다"면서 "증권사들은 여전히 위탁매매·부동산 중심의 영업행태를 보이며,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의 기능은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권업계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며, 정부도 증권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증권사의 기업금융 역할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은 "PF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주시기 바란다"며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도 충분히 적립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일부 회사의 리스크관리 실패가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면,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 대해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검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사익추구 행위가 발견됐다"며 "이는 금융투자업계에 만연한 성과만능주의에 기인한 것으로, 내부통제 조직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확충하고, 위법행위 임직원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신분상 불이익은 물론 획득한 수익 이상의 금전 제재를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증권사 및 유관기관은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을 그 어느 때보다 실감하고 있고, 기대와 함께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는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신탁 서비스 강화, 국민들이 안심하고 장기투자를 할 수 있는 상품 개발 등 업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일부 증권사는 ISA 제도 개선에 발맞춰 신규 고객에 대한 수수료를 감면하는 방안도 검토·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증권업계는 불공정거래 문제 해소를 위해 시장의 최전선에서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IT 시스템 고도화, 내부통제 강화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품판매 관련 심의·사후관리 강화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가총액별/업종별 주요 투자지표 비교 공시,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제고노력 우수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프리미엄 지수(가칭) 개발 등을 검토 중이며, 상장사들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2월 중 세미나를 통해 세부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한국상장사협의회·코스닥협회는 배당절차 선진화, 전자주주총회 안착 지원, 회계투명성 제고 등을 통해 주주 친화적인 경영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거래소 등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